위챗 통해 관계자들에게 소감 밝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교민과 유학생 귀국 실무를 총괄한 정다운(38) 경찰 영사가 “마지막 전세기 333명 무사 탑승 후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정 영사는 지난 1일 위챗 대화방 등에 이러한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정 영사는 우한 총영사관에서 교민 보호 담당 영사로 3년 간 일해온 인물로, 한국으로 입국하지 않은 우한과 인근지역 교민을 돕기 위해 현지에 남아있다.
정 영사는 위챗 글에서 이광호 부총영사와 주태길ㆍ이충희 영사, 실무관들, 최덕기 후베이성 한인회장, 정태일 후베이성 한인회 사무국장, 중국 행정직원들, 셔틀버스 봉사자 등을 직접 거론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정 영사는 이 부총영사를 향해 “수많은 언론 전화로부터 저와 직원들을 지켜주시고, 본부에 쓴소리를 마구 해댈 때에도 제 편이 되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실무관들 각각에게는 “평생 갚아도 모자랄 짐을 지워드렸다”면서 “말도 안 되는 요구와 지시에도 묵묵히 따라주시면서 밤잠 못 자고 홈페이지 공지 올리고, 탑승자 명단 취합하고 정리하고 배치하고, 빗발치는 전화를 받아 안내해주고 통역해주셨다”고 전했다.
최덕기 한인회장과 정태일 사무국장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 해결에 일등 공신”이라며 “위챗 단체방을 만들어 여기 있는 분들을 다 모아주시고 방을 나눠 공지해주시고 부탁도 다 들어주셨다”고 설명했다.
정 영사는 귀국한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드러냈다. 정 영사는 “9살 7살 천둥벌거숭이 둘 데리고 혼자 비행기 타는데 잘 가라는 배웅인사도 못하고, 비행기에서는 편한 자리는커녕 애들과 같이 앉지도 못해 움직이지도 못했다”며 “2인 1실 좁은 격리실에 아이 둘과 함께 힘들어하고 있을 아내 생각이 나서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고생 고생해서 전세기를 마련했는데 밥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 데리고 비행기 타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 자리가 모자란 탓도 해보지만 결국은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이겠지요”라고 썼다.
대한항공 측은 이에 대해 “대(對)교민 업무는 외교부, 기내업무는 대한항공이 담당하기로 해 조 회장은 교민 탑승을 위해 기내에서 대기하며 준비한 것”이라며 “또 별도의 비서가 동행한 것이 아니라 관련 업무 담당자가 함께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아산ㆍ진천에 머문 교민 등은 “진심을 다해 교민 전세기 탑승과 안전 귀국을 도왔다”며 정 영사에 고마움을 표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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