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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횡단 요트대회 만들 계획… 꿈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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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횡단 요트대회 만들 계획… 꿈은 계속됩니다”

입력
2020.01.11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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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진 (사)한국요트세계일주협회 회장 

김승진 (사)한국요트세계일주협회 회장은 국내 최초로 무기항, 무원조, 무동력 요트로 단독 항해해 세계일주에 성공한 모험가다. 2015년 남극해 인근을 항해하던 중 사진을 찍었다. 그는 "올해 말 세계 최고의 요트맨들이 실력을 겨루는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진 회장 제공
김승진 (사)한국요트세계일주협회 회장은 국내 최초로 무기항, 무원조, 무동력 요트로 단독 항해해 세계일주에 성공한 모험가다. 2015년 남극해 인근을 항해하던 중 사진을 찍었다. 그는 "올해 말 세계 최고의 요트맨들이 실력을 겨루는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진 회장 제공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새해에도 도전하고 또 도전할 겁니다.”

김승진(57) 사단법인 한국요트세계일주협회 회장은 국내 최초로 무기항, 무원조, 무동력 요트로 단독 항해에 나서 세계일주에 성공한 모험가다. 50세가 훌쩍 넘은 2014년 10월 그는 충남 당진 왜목항을 떠났다. 바람에만 의지해 항해했다. 어느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았고, 어떤 배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4만1,900㎞를 항해, 209일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그는 “다른 항해까지 포함하면 지구를 세 바퀴 이상 도는 거리를 바다에서 보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끝이 없다. 김 회장은 “우리 나이로 곧 60세이지만 꿈을 꾸지 않는 것이 늙음이지 꿈을 꾸는 한 항상 젊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 연말 ‘이모카(IMOCA) 오션 마스터스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새 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세계 최정상급 요트맨들이 모여 누가 가장 빨리 세계일주를 하느냐를 겨룬다.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다짐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가 4년 전에 한국요트세계일주협회를 만든 이유도 자신처럼 ‘꿈꾸는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서였다. 김 회장은 “회원들은 나이가 30대에서부터 많게는 70대에 이른다”면서 “모두들 요트와 바다를 꿈꿔 오던 사람들인데 꼭 요트나 바다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이루려는 꿈을 갖는 것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꿈은 잊지 않고 간직하면서 작지만 꾸준히 실천하면 이룰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바다가 없는 충북 청주 산골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때 강릉으로 수학여행을 가서 난생 처음 바다를 봤다. 한없이 펼쳐진 푸른 경포대 앞바다에 넋을 잃었다. 돌아오는 길에 ‘반드시 바다로 간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김 회장은 “대학에 들어가서 전공인 서양화와 전혀 상관 없는 스킨스쿠버에 빠져들었다”고 회상했다. 중국 양쯔강 수중 탐방을 했고, 전국대학연합잠수회 회장도 맡아 전국의 바다 속을 돌아다녔다.

대학 졸업 후에는 다큐멘터리 PD로 일하면서 전 세계를 다니는 동안 2001년 뉴질랜드에서 본 요트의 매력에 빠졌다. 같은 해 일본 출장길에 읽은 책 ‘7개 바다를 건너서’를 보고 가슴이 끓어올랐다고 한다. 1994년 26세에 세계 최연소 단독 무기항, 무원조로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일본인의 자서전이었다. 그는 “그때 세계일주의 꿈을 가졌고, 13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50대에 세계일주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태평양 횡단 항해 중 찍은 사진. 김승진 회장 제공
2013년 태평양 횡단 항해 중 찍은 사진. 김승진 회장 제공

세계 요트대회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김 회장은 “국내에 요트 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20만명에 이른다”면서 “세계 요트선수, 임원 등과 인맥을 쌓아 우리나라에서 출발해 대평양을 횡단하는 세계 요트대회를 만들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는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요트학교 등 관련 인프라를 갖추고 접근성도 뛰어난 경남 거제가 제격이라고도 했다.

그는 “원래 우리나라는 해양 강국이었는데 조선시대 해금(海禁) 정책의 영향이 지금까지 이어져 바다와 멀어졌다”면서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가 해양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미래에 다시 해양 강국의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대단한 일을 할 수는 없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바다를 신나는 놀이터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라며 “유희는 창조의 근본이니만큼 바다에서 많은 사람들이 놀다 보면 새로운 가능성들을 찾아낼 확률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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