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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조국에 ‘감찰 중단’ 청탁했나… 친문 겨누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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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조국에 ‘감찰 중단’ 청탁했나… 친문 겨누는 검찰

입력
2019.12.24 04:40
수정
2019.12.24 07: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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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속 영장에 제3자 청탁 명시, 수사는 직권남용 혐의 공범 찾기로… 유재수 인맥 사법처리 가능성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감찰 중단 결정 당시 ‘외부의 청탁’이 있었던 것으로 결론 내리면서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이후의 검찰 수사가 감찰 중단을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는 친문 인사들을 정조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조 전 장관이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징계 무마 의혹의 최종 책임자였다.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이나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민정수석실 3인 회의를 통해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이 최종 결정했다”고 진술했으며, 조 전 장관도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정무적인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조 전 장관이 제3자의 청탁을 받고 감찰을 무마한 것으로 적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영장 청구 이전까지 검찰 수사가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어느 정도까지 인지했느냐에 집중됐다면, 이후 수사는 감찰 무마 청탁의 윗선을 밝히는 쪽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법조계에서는 벌써부터 “누가 조 전 장관에게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과 수사의뢰, 징계 등을 무마했는지를 규명하는 방향으로 검찰 수사가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유재수 감찰중단 의혹 주요 등장인물들. 그래픽=김대훈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유재수 감찰중단 의혹 주요 등장인물들. 그래픽=김대훈 기자

조 전 장관을 정점으로 겨냥했던 검찰 수사가 진작에 ‘직권남용 혐의의 공범’을 밝히는 방향으로 선회한 정황도 적지 않다. 앞서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을 구속기소하면서 “중대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대통령비서실 특별감찰반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됐거나 확인이 가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조 전 장관이 사안의 중대함을 알고도 거부하기 어려운 윗선으로부터 청탁을 받았다’는 정황을 파악한 검찰이 향후 수사방향을 암시했다는 말이 검찰 주변에서 돌았다.

특감반을 지휘했던 박형철 전 비서관의 검찰 진술도 수사의 외연을 확대한 배경으로 꼽힌다.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 감찰 관련) 전화가 많이 와 힘들다고 했다”는 박 전 비서관의 진술에서 검찰이 수사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검찰 출신의 한 서초동 변호사는 “조 전 장관에게 감찰을 중단하라고 압력을 가한 사람이 공직자였다면 직권남용 혐의의 공범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검찰청 앞에 내걸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현수막. 연합뉴스
대검찰청 앞에 내걸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현수막. 연합뉴스

향후 수사 방향에 따라서는 유 전 부시장과 가까웠던 현 정부 실세들이 사법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 전 부시장이 노무현 정부 때부터 친문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웠고, 금융위원회에 사표를 낸 후에도 국회 수석전문위원과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영전한 점을 고려하면 정권 핵심 인사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당장 검찰 주변에서는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인물들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측은 이들이 유 전 부시장과 함께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금융위원회 핵심 보직에 대한 인사를 좌지우지했고, 유 전 부시장이 특감반의 감찰을 받게 되자 조 전 장관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청와대는 “텔레그램 단체방은 존재하지 않았고, 금융위 고위급 인사를 논의하지 않았다”며 해당 의혹을 부인했지만, 검찰은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에 세 사람의 이름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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