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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에 제 사고 영상이…” KBS 청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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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에 제 사고 영상이…” KBS 청원 등장

입력
2019.11.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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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마지막회 자료 화면 논란

영상 속 피해 당사자 “모슨 순간이 고통인 거 몰랐나”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주인공 동백이 운영하는 술집 까멜리아 앞에서 출연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KBS 홈페이지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주인공 동백이 운영하는 술집 까멜리아 앞에서 출연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KBS 홈페이지

KBS 드라마에 등장한 사고 장면이 피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쓰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21일 종영한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마지막 회에 나온 교통사고 영상이다.

사고 영상은 극 중 한 등장인물이 기적 같은 일을 겪게 된다는 서사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쓰였다. 기적 같은 일의 한 사례로 교통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극적으로 구조된 사건 영상을 다룬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의 실제 피해 당사자가 “피해자 배려 없는 방송”이라며 해당 장면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해 파문이 일고 있다. KBS 시청자청원 홈페이지에 지난 23일 올라온 글에서 작성자는 2015년 사고 당사자라고 밝히며 “(드라마 속) 영상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때의 기억에 갇혀 있는 기분”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작성자는 “지금 사고를 딛고 대학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때의 기억은 제게는 아직도 너무 큰 상처”라며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은, 너무나도 배려 없는 방송 아니었나”라고 지적했다.

KBS 시청자청원 홈페이지 캡처
KBS 시청자청원 홈페이지 캡처

작성자는 또 “주변 지인들, 제 사고를 알고 있는 사람들 모두 제 영상이라는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었다”며 “저는 제 영상이 어딘가에서 사용되는 것도, 그 영상을 누군가 보고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제 온몸에 남아있는 상처와 흉터들,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누군가의 눈빛에 의해 받아야 할 고통, 그리고 아직도 그 사고로 인해 제가 해야 할 수술에 대해 안다면 절대 이런 식의 방송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제작진에게 해당 장면을 삭제하고 사과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책임감 없고 배려 없는 방송이 저에게, 제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정신적 고통을 주는지 생각해보시길 바란다”며 “관계자의 직접적인 사과와 장면 삭제, 사과 자막 띄우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청원은 27일 오후 4시 기준 728여명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누리꾼들은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이 청원을 공유하며 “당연히 허락을 받았거나 자체적으로 촬영한 영상인 줄 알았다(딥***)”, “피해자에겐 평생 잊고픈 고통스러운 기억일 텐데 드라마의 감동을 위해 갖다 쓴 거라면 너무 비참할 것 같다(달*)”며 공감하는 의견을 나눴다.

제작진의 입장은 청원이 종료된 뒤 나올 것으로 보인다. KBS는 30일 동안 1,000명 이상이 시청자 청원에 동의하면 해당 부서의 책임자가 직접 답변을 한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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