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4경기 열린 23일 전국 경기장서
‘암 투병’ 유상철 위해 30초간 응원의 박수
모라이스ㆍ김도훈 “기적을 믿는다”
K리그 팬들도, 동료들도 한 마음 한 뜻으로 유상철 인천 감독의 쾌유를 바랐다.
K리그1 37라운드 3경기와 안양-부천의 K리그2 준플레이오프 경기가 열린 23일, 전국의 경기장에선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최근 췌장암 투병 사실을 알린 유상철 감독을 위해 경기 시작 전 그의 쾌유를 기원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것.
이날 울산종합운동장에서는 양 팀 선수들이 입장을 마치자 전광판에 '유상철 감독의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선수들과 심판진, 코칭스태프, 1만9,011명의 관중들이 30초 동안 유 감독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기립 박수를 보냈다. 고요해진 경기장에 박수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치열한 우승 다툼 중인 울산과 전북의 선수들도, 관중석에서 세상 떠나갈듯 응원전을 펼치던 양팀 응원단도 그 순간만큼은 한 마음이었다. 서포터즈들은 이후 ‘유상철’을 연호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서울-포항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강원-대구전이 열린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 1부리그 승강을 위한 승부가 펼쳐졌던 안양종합운동장에서도 같은 행사가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유상철 감독은 지난 19일 인천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췌장암 4기 투병 사실을 털어놓은 바 있다. 유 감독은 이 글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진단이었지만 받아들여야만 했다”면서도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으로 병마와 싸워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인천의 1부리그 잔류를 위해 이번 시즌 마지막까지 벤치를 지키겠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동료 감독들도 한 목소리로 유 감독의 쾌유를 기원했다.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상철 감독의 투병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며 “국적은 다르지만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온 힘을 다해 돕겠다. 항상 응원하고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도 “유상철 감독의 기적을 믿는다”며 “꼭 싸워서 이겨낼 거라 믿는다”고 전했다.
울산=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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