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야당끼리 다투다니… 황교안, 대통령과 담판했어야”

 “야권통합 준비 없이 공개, 유승민만 통합의 핵 부상” 지적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만찬에 참석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처신을 지적했다. 야당 대표끼리 싸울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과 담판을 지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홍 전 대표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런 의미 없는 민주당 2중대 노릇 하는 사람과 다투고 정국 혼란의 주범인 문 대통령이 말리는 연출을 하게 했으니 참으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언급했다. 홍 전 대표가 말한 “민주당 2중대 노릇을 하는 사람”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청와대 만찬에서 황 대표와 손 대표는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이야기하다 언성을 높였고 문 대통령이 웃으며 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는 “제1 야당 대표가 범여권 군소정당 대표와 논쟁할 것이 아니라 조국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패스트트랙 철회ㆍ수사 중지ㆍ고발 철회를 요구하면서 대통령과 담판을 했어야 했다”며 “그런 기개와 결기 없이 어떻게 문 정권을 타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황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보수 대통합을 두고도 홍 전 대표는 쓴 소리를 이어갔다. “원래 야권 통합이란 물밑에서 합의된 후 전격적으로 공개하는 것인데 아무런 준비 없이 공개해 다 죽어가는 유승민(바른미래당 의원)만 통합의 핵으로 부상하게 했다”는 것이다. 유 의원이 황 대표의 통합 제안에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히며 통합의 열쇠를 쥐게 된 것을 꼬집은 것이다.

홍 전 대표는 “노련한 유승민이 정치 초년생(황 대표)을 데리고 즐기는 형국이 됐으니 장차 이 일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라며 “패스트트랙, 검찰 수사, 보수 통합 등 어느 하나 풀리는 것은 없고 우리만 점점 수렁에 빠진다”고 한탄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