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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 인상 어렵다” 부총리 발언에 경찰 내부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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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 인상 어렵다” 부총리 발언에 경찰 내부 부글부글

입력
2019.11.06 04:40
수정
2019.11.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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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숙원 올해도 해결은 가물가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기본급을 올려주기 어렵다”고 하자 경찰 내부 여론이 들끓고 있다. 경찰은 올해 기본급 인상을 숙원과제로 여기고 관계기관 설득에 총력을 기울였는데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한탄도 나온다.

경찰을 낙담하게 한 발언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홍 부총리는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기본급이 다른 공공안전직무(공안직) 공무원보다 낮다’는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기본급은 낮지만 치안활동비는 그 이상 지급하고 있어 단순히 기본급만 비교해 인상해주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소방공무원이 어렵고 위험한 일을 하는 건 당연히 알지만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했다.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업무 강도가 세긴 해도 이 직군들만 콕 집어 기본급을 올려주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의 치안활동비 언급에 경찰관들은 “현실을 너무 모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경찰 간부는 “치안활동비는 경찰관이 출동할 때 개인 돈으로 업무를 할 수는 없으니 나오는 돈”이라며 “한 달에 17만원 정도이고 월급도 아닌데 이걸 기준으로 삼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치안활동비는 경찰에만 지급되는 게 아니다. 공안직 공무원들도 비슷한 성격의 수당을 받는다. 교정직은 계호 및 보호수당으로 17만원, 경호직은 경찰보다 많은 25만~50만원이다.

기본급 인상 불가의 근거로 제시한 ‘다른 직군과의 형평성’에 대해서도 불만이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경찰만해도 다른 공무원보다 근무시간이 월등히 많은데 형평성을 따질 때 왜 이런 건 따지지 않는지 의문”이라며 “경찰은 수당을 많이 받지 않느냐고도 하는데 초과 근무시간이 많으니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직 경찰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은 79시간, 소방관은 148시간에 이른다.

경찰은 올해 비슷한 처지인 소방청, 해경청과 손잡고 기본급 인상을 추진했다. 세 청 모두 공안직에 비해 업무 강도가 결코 뒤지지 않지만 기본급은 공안직보다 낮다. 하지만 홍 부총리 발언과 예산당국의 태도를 감안하면 연내에 이 기관들의 바람이 이뤄지긴 어려울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세 청의 정원이 20만명에 달해 미세한 기본급 조정이라도 전체적으론 예산 부담이 적지 않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기본급 인상은 필요성이 인정돼 국정과제에도 반영됐다”며 “예산당국 등을 상대로 기본급 인상을 위한 협의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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