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經穴)을 두드려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치료요법인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감정자유기법)’이 비과학적이라는 의료계의 비판에도 결국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신의료기술평가제도가 시행된 지 12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가 한의술을 새로운 의료기술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가 “정부가 비과학적인 행위를 신의료기술로 인정해 한국의료의 위상 추락을 자초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고 감정자유기법의 의학적 효과에 대해 공개 재검증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의료계와 한의계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24일 감정자유기법을 신의료기술로 인정한 고시를 최종 확정했다. 지난 5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감정자유기법을 의료기술로 인정한다고 심의한 이후 5개월 만이다. 한의협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신의료기술로 등재된다는 것은 해당 치료법이 기존의 치료와 다르면서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다는 것을 국가로부터 공인 받았다는 것”이라면서 향후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세부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협은 신의료기술평가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어 임상효과를 중심으로 한 재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신의료기술평가 제도는 다수의 논문을 수집해 분석한 보고서를 근거로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치료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최종적으로 판단하는데 이를 임상효과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손호준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의협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의료계에서 감정자유기법의 효과와 근거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이미 전문가들로 구성된 NECA의 평가위원회를 통과한 내용들이어서 고시를 최종 확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손 과장은 경혈이 근거가 없다는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한국이 한의학과 그 교육과정을 인정하는 만큼 경혈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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