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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시간 검찰 조사받은 정경심, 실제 조사는 2시간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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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시간 검찰 조사받은 정경심, 실제 조사는 2시간40분

입력
2019.10.06 16:56
수정
2019.10.07 00: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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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소환 대부분 조서 열람… “기억 안나” 부인ㆍ단답형 대답

수사 지연에 전략 노출 우려… 건강 탓 3차소환 일정도 조율 못해

/그림 1 5일 밤 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5일 2차 소환 조사에서도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면서 검찰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의 건강을 고려해 향후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지만, 여전히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교수는 전날 검찰의 2차 소환에 응해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2차 조사에 혐의 확인 등 수사가 진행된 시간은 전체 조사시간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시간40여분에 불과했다. 2시간40분 가운데 40여분은 사건 정황과 관련된 기초 질문이었고, 2시간마저도 혐의 확인을 위한 검찰의 구체적 질문에 정 교수는 대부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사실이 아니다” 등 단답형 답변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정 교수는 12시간이 넘는 시간을 1차와 2차 진술을 확인하고 조서를 열람하는 데 할애했다.

이에 검찰은 조사 지연을 걱정하고 있다. 아직 전체 조사 분량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런 식이라면 언제 끝날지 장담하기 어렵게 때문이다. 특수부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때도 짧은 부인과 길어지는 조서 열람 전략으로 고생했지만, 그는 법조인이었고 정 교수는 일반인이란 점에서 수사팀의 피로도는 더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직 검찰이 확인하고자 하는 부분에 절반도 못 왔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건강상 문제를 앞세우는 정 교수와 3차 소환 조사 일정도 조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안팎에서는 소환 조사의 효율성에 대한 회의마저 감지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매일 소환이 어려워 징검다리 형식으로 조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검찰의 수사 전략만 노출되는 조사를 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정 교수와 공범 관계로 파악 중인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의 공소장이 이번 주 안에 공개되면, 정 교수 측의 방어막이 더 두터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검찰이 소환조사를 건너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뇌부와 수사팀 모두 이번 달 안에 모든 수사를 마무리 짓고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법무부 국정감사가 예정된 15일이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검찰 수사는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판단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여전히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높게 상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가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닌데다, 동양대 표창장ㆍ웅동학원ㆍ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확실한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 부분이 영장 청구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건 사실”이라며 “정 교수 소환을 마무리 지은 뒤 최대한 빨리 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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