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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범기업에 투자한 국민연금, 수익률까지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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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범기업에 투자한 국민연금, 수익률까지 마이너스

입력
2019.09.30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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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금기금 日기업 투자 분석… 696곳 중 505곳이 주식시장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 강남 사옥.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 강남 사옥.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지난해 투자한 일본 기업의 73%가 주식시장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금운용본부는 일본 전범기업 3곳에도 1,000억원 이상씩을 투자했는데, 3개 기업 주식 수익률도 모두 마이너스였다. 국민연금이 실적은 물론 명분도 없는 투자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투자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정숙 의원(대안정치연대)이 29일 국민연금공단의 ‘연금기금 일본 기업 투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의 지난해 일본 투자 금액은 12조1,000억원(채권ㆍ대체투자 포함)이었으며, 이 중 7조4,000억원(61%)이 기업 주식에 투자됐다. 기업 투자 성적은 저조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 696곳 가운데 505곳(73%)이 마이너스 수익률(일본 주식시장 개별 종목 1년간 수익률 기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일본 투자 금액. 그래픽=박구원기자
국민연금 일본 투자 금액. 그래픽=박구원기자

국민연금은 지난해 전범기업에 상당 금액을 투자했다. 주식종목 기준 75개, 투자액은 1조 2,300억원에 달했다. 1,000억원 이상 투자한 전범기업도 3곳이나 됐다. 이 중 도요타자동차(2,896억원), 신에츠케미컬(1,177억원), 동일본여객철도(1,033억원)의 주식시장 수익률은 각각 -5.9%, -22.2%, -8.0%였다. 또 다른 전범기업인 코마츠제작소(570억원 투자)는 -38.7%의 수익률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 정서와 배치되는 투자임에도 국민연금은 ‘투자 방향을 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외주식 운영성과 기준(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전세계지수ㆍACWI)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일본 전범기업 등 특정 국가ㆍ기업을 뺄 수 없다는 게 국민연금의 설명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시장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면서 “국민 정서가 안 좋은 것은 알지만, 일본에 투자하는 다른 나라의 실적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정숙 의원은 이에 대해 “국민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전범기업에 투자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건 문제가 있다”며 “국민연금은 책임 투자 원칙에 맞게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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