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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한일 핵무장 가능성’까지 거론...북중 동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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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한일 핵무장 가능성’까지 거론...북중 동시 압박

입력
2019.09.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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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지난달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지난달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북미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6일(현지시간) 북미 협상이 실패할 경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핵무장 검토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요원한 가운데, 북한을 넘어 북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중국까지 겨냥한 일종의 ‘압박성’ 메시지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이날 모교인 미시건대 강연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키신저 박사는 우리의 북한의 핵무기 제거 노력이 실패하면 아시아 지역의 핵확산 도전에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웃 국가를 위협할 능력을 보유한 북한은 50년 넘게 구축된 비확산 국제규범을 깨뜨리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라며 "아시아의 많은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위한 과학적 수단과 기술적 능력을 갖고 있는 와중"이라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일본이나 한국 같은 동맹들은 부분적으로 미국과의 동맹관계에 포함된 확장 억지에 대한 신뢰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그만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그런 (핵)무기가 그들의 영토로부터 단지 단거리 탄도미사일 비행 거리 안에 놓인다면 얼마나 오래 이런 확신이 지속하겠느냐"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떤 시점에 한국이나 일본, 여타 아시아국가에서 그들의 핵능력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의 발언을 빌려 언급한 것이기는 하나, 비건 대표가 직접 한일 등의 핵무장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북미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의 위험성을 부각하며 북한에 조속히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중국 등 국제사회에도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노력 강화를 촉구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강력한 우방이자 한국과 일본 등의 핵무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중국을 향해 추가적 노력을 강도 높게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실무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날 비건 대표는 공개 강연을 통해 대북 메시지 전달에 나섰다. 특히 이날 발언의 방점은 기본적으로 북한에 조속한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데 찍혀있었다. 그는 "우리는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북한에 명확히 해왔다. 우리는 준비돼 있다"고 했다.

비건 대표는 협상을 통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안보적 이익에 대해 설명하면서 유화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협상에 장애가 되는 활동을 치워두고 대신에 기회가 지속되는 동안 관여 기회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압박성 메시지를 더했다. ‘기회가 있을 때 협상에 나서라’는 것이다. 또한 .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국제규범에 대한 도전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위반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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