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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논란에 단국대 교수 “고교생 논문 1저자,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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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논란에 단국대 교수 “고교생 논문 1저자,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

입력
2019.08.27 12:44
수정
2019.08.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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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학자 서민 교수, 블로그 글로 지원사격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의과대학연구소의 2008년 논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의과대학연구소의 2008년 논문.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 씨가 고교시절 2주간의 인턴십으로 의학논문 제1저자에 등재돼 논란인 가운데, 해당 논문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대 장영표 교수의 동료 교수가 이를 두둔하는 글을 게재했다. ‘마테우스’란 필명으로 유명한 칼럼니스트이자 기생충학자인 서민 교수이다.

단국대 의대 서 교수는 지난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조국 딸의 논문을 말하다’란 제목의 글을 올려 “문제의 논문을 쓴 책임저자 장 선생이 우리 학교 교수라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난 이 논문 사태가 핀트를 잘못 맞추고 있다고 본다”며 “조 후보자와 장 교수보다 이런 입시 관행이 가능하도록 한 정부의 잘못이 더 크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조 씨가 한영외고에 재학했던 2007년 인턴십으로 2주간 연구에 참여하도록 했고, 조 씨를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해 논란을 불렀다. 조 씨는 논문 등재 내용을 고려대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해 입학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전문지식이 없는 고등학생이 2주간의 실험 참여로 확장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급 논문 1저자에 등재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지만 서 교수는 다른 논리를 펼쳤다.

서 교수는 "사이언스, 네이처 등 외국학술지에 실리는 논문이면 모르겠지만 병리학회지에 실린 그 논문은 엄청난 실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었다"면서 “이미 수집해 놓은 데이터를 이용했고 2, 3일 실험을 하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논문저자에 학생이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지만, 저자는 일을 하면 들어가는 것이지 어떤 특별한 자격이 필요 없다"며 "잠깐 현미경을 봐줬거나, 장비를 쓰게 해 줬다 같은 이유만으로도 공저자가 되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자신도 연구에 참여한 고교생을 논문 제1저자로 등재해 교육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도 밝혔다. 서 교수는 "한때 난 고교생의 실험참여를 돕는 걸 교수의 의무라고 생각했었고, 덕분에 지금 두 편의 논문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며 "물론 내가 90%를 했지만 그 학생과 나 둘이서 모든 연구를 다 한 걸 가지고 나를 무슨 적폐처럼 몰아붙이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 교수는 23일에도 같은 블로그에 ‘조국 딸 논문 두 번째 이야기’란 글을 올려 단국대 내부 시스템에 조 씨가 ‘박사’로 등록된 점을 설명했다. 그는 “논문 등록 시 중요한 사람은 (승진과 호봉승급 등에 반영이 되는) 학교 구성원 장 교수지 다른 사람은 소속이 뭔지, 학위가 뭔지 하등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구성원 대부분이 박사라 학위 디폴트(초깃값)가 박사로 돼 있었는데, 귀찮아서 바꾸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나도 그랬다. 내 논문에 저자로 넣었던 고교생도 찾아보니 박사로 돼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고교생이 대학교수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극히 일부만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서 교수의 설명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서 교수도 블로그 글 앞쪽에 “조국이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제 전문분야, 그것도 제가 속한 대학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선 나름의 진실을 전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글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블로그 독자들은 논문 제1저자 등재에 대한 서 교수의 해명이 진영논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서 교수는 지난 20일 한 매체의 칼럼에서 “조국이 법무 장관이 될까 두렵다. 내로남불, 즉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대세가 된다”고 꼬집었다.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 방중기간 중 중국 측 경호원들에게 폭행당한 한국 기자들을 비난하는 이들을 겨냥해 “문빠, 너희들은 환자야. 치료가 필요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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