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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러브콜에… 유승민 “교류 없었다”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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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러브콜에… 유승민 “교류 없었다” 일축

입력
2019.08.08 04:40
수정
2019.08.08 06:5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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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황교안과 보수 통합 불 지피기… 손학규, 당권 사수 의지 확고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리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리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보수통합’의 불을 지피고 나섰다. 황 대표가 먼저 “셋(한국당ㆍ바른미래당ㆍ우리공화당)으로 나뉜 자유우파가 내년 총선 전 하나가 돼야 한다”며 운을 띄우더니, 나 원내대표는 “유승민 의원과 통합을 안 하면 한국당에 미래는 없다”고 콕 집어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유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한국당 지도부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선을 긋고 있다. 통합을 외칠수록 되레 통합이 멀어지는 모양새다.

나 원내대표는 7일 언론 인터뷰에서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나가 그 당이 정리가 되면 유 의원과 통합을 해야 한다”고 바른미래당 내분 상황을 직접적으로 공략했다. 그는 “유 의원이 서울에 (한국당으로)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냐”며 구체적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황 대표도 “모든 우파 세력들이 함께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는데 힘을 합해야 한다. 이런 뜻에서 (나 원내대표 생각과) 벗어나지 않는다”며 지원사격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나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일축했다. 황 대표와도 전혀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유 의원은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전혀 변하지 않았으며, 반성과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덩치만 키우는 통합은 외면 받을 것이란 생각이 여전히 강하다고 한다.

한국당 지도부가 설익은 희망사항을 공개적으로 꺼낸 것은 당이 처한 위기를 외연확장으로 벗어나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도로 친박(근혜)당’에 비유되고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을 중도보수성향의 유 의원 영입으로 타개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당세가 여당보다 취약한 서울을 지역구로 둔 나 원내대표가 통합에 더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한국당에선 바른미래당 내홍이 절정에 이른 지금이야말로 통합을 논할 적기라고 보는 듯하다.

유승민(앞줄)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19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뉴스1
유승민(앞줄)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19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뉴스1

그러나 나 원내대표의 기대처럼 바른미래당 내홍이 손 대표 퇴진으로 정리될 가능성은 작다. 한국당에서 통합을 외칠수록 손 대표의 당권 사수의지만 확고해질 것이다. 손 대표는 자신이 물러나면 바른정당계가 당권을 잡아 한국당과 합당을 밀어붙일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계 한 의원은 “나 원내대표 발언은 손 대표에게 버텨야 할 명분만 제공할 뿐”이라며 통합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야권에서는 당대당 통합이 아닌 바른정당계의 개별 입당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중도확장’의 상징성이 큰 데다, 당내 반감도 작은 안철수 전 의원의 영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그러나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바른미래당 의원 등 외부 인사 영입은 총선 공천과 맞물린 문제”라며 “열심히 뛰고 있는 당내 인사들을 자극할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장 이날 강성 친박 성향의 김진태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월권이고 개인 의견”이라며 “우파통합은커녕 그나마 겨우 숨이 붙어있는 당이 또 쪼개져야 되겠느냐”고 반발했다. 바른정당계 입장에서도 한국당 공천이 보장돼야 복당을 고려해 볼만 하다.

이는 공천논의가 본격화할 연말연초에나 개별입당이든 통합이든 시나리오가 구체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시점까지 한국당의 바른미래당 흔들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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