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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마트폰 판매 1위 지켰지만…실속은 애플이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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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마트폰 판매 1위 지켰지만…실속은 애플이 챙겼다

입력
2019.08.02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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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1위 자리를 굳게 지켰지만 매출과 수익성은 크게 악화해 ‘상처뿐인 훈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애플은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었음에도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

1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7,63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2.3%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7,150만대) 대비 6.7% 늘어났고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1.7%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인도, 태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폰 갤럭시S10 판매가 2분기 들어 주춤했지만, 삼성은 중저가폰 갤럭시 A와 M시리즈를 내세워 신흥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해 왔다. A시리즈는 인도에서 출시된 후 불과 70일 동안 500만대 이상이 판매되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삼성은 중저가폰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인도시장에서 점유율 25%로 중국 샤오미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판매를 늘리기 위한 삼성의 중저가폰 공들이기 전략이 수익성 측면에선 역효과를 불러왔다. 중저가폰 시장에서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삼성은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센서, 트리플 카메라, 4,000mAh 대용량 배터리 등 프리미엄 라인에만 있던 기능을 A와M 시리즈에 속속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제조원가가 상승했는데 중저가 시장의 특성상 제조원가 부담만큼 판매 가격을 높일 수 없었고, 이는 삼성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김경진기자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김경진기자

실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IM)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 5,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5% 급감했다. 삼성전자 IM부문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밑돈 것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있었던 2016년 3분기(1,000억원)와 지난해 4분기(1조 5,000억원)이후 처음이다.

반면 애플은 스마트폰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이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매출과 주당 순이익에선 시장 전망치보다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 애플의 올해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3,800만대로 지난해 보다 300만대 이상 줄었다. 애플의 시장 점유율도 11.1%로 2위 화웨이(17.2%)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점유율로만 따지면 삼성과 화웨이의 양강구도에서 밀려난 모양새다.

하지만 애플은 애플워치, 에어팟, 비츠 헤드폰 같은 프리미엄 웨어러블 시장을 활발히 개척하며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액(538억달러ㆍ약 63조 6,000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컨센선스(실적 전망치)를 뛰어넘는 2.18달러를 기록했다. EPS는 지난해 대비 7% 감소했지만 주력인 아이폰 판매가 전체 매출의 50%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치다.

애플이 아이폰 판매 부진을 웨어러블 기기 판매로 만회하는 데 성공하자, 삼성도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중저가폰 시장을 공략하기보다는 프리미엄 웨어러블 시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판매가 갈수록 둔화되는 상황에서 중저가 시장을 장악한다고 해서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어렵다”며 “삼성이 9월에 내놓는 폴더블폰 같은 새로운 형태의 초고가 프리미엄폰이나 스마트폰과 함께 쓸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개척하는 게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는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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