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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실적ㆍD램값 폭락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감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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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실적ㆍD램값 폭락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감산은 없다”

입력
2019.07.31 18:14
수정
2019.07.31 19:4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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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들 감산과 달리 ‘마이웨이’ … 2분기 영업익 반토막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생산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실적 악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락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인위적으로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인위적인 웨이퍼(실리콘 기판) 투입 감소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한 감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감산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날 삼성전자는 2분기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1분기(6조2,300억원)에 이어 전년 대비 실적이 반토막으로 줄어든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였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흑자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3년만의 최저 수준이었다.

반도체 가격이 지난해 대비 60% 이상 떨어진 상황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도 줄줄이 감산 선언을 하고 있어, 감산 말고는 실적을 회복시킬 뾰족한 방법이 없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운용은 수요 변동에 맞춰서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인위적으로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상황에 타협한 경쟁사와 다른 ‘마이웨이’를 걷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업계는 반도체 생산량이 많은 삼성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감산을 선언할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가 경쟁사 보다 더 크기 때문에 감산 카드를 아직 꺼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과거 삼성이 적자를 보면서도 반도체 생산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치킨게임’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 왔듯이, 이번 위기를 삼성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단 감산에 돌입하면 향후 반도체 경기가 풀렸을 때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며 “적자를 감내할 재무적인 체력만 받쳐준다면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 게 향후 시장 경쟁에서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삼성이 감산 가능성을 공식 부인했지만, 삼성이 현재 처한 경영 환경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삼성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매출도 56조1,300억원으로 4.03% 줄어들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한 반도체 사업 부진이 전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다. 반도체 사업부 매출은 16조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나 급감했다.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했던 스마트폰 사업도 부진했다. 올해 초 갤럭시 S10을 내놓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부를 걸었지만 2분기 들어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매출은 전분기 대비 5% 감소한 25조 8,6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영업 이익은 치열한 시장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 감소한 1조 5,600억원에 그쳤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악재가 널려 있는 상황이다. 이날 공개된 7월 D램 평균 고정가격(PC용 DDR4 8Gb)은 2.94달러로 3년 만에 3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 3종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본 수출 규제 조치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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