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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한 미사일 쏜 날… 미국 핵잠수함, 20개월 만에 부산 입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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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한 미사일 쏜 날… 미국 핵잠수함, 20개월 만에 부산 입항

입력
2019.07.26 19:43
수정
2019.07.27 08:5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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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앤젤레스급 오클라호마시티함 25일부터 정박 

 함명도 드러내… “북ㆍ중ㆍ러에 경고 차원” 해석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함이 25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SBS 화면 캡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함이 25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SBS 화면 캡처.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수함)이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연합훈련만큼이나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미 전략자산 핵잠수함이 한국 항구에 입항한 건 20개월 만으로, 북미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은 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북한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당일인 25일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함이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해 정박 중이다. 오클라호마시티함은 훈련 목적이 아닌 승조원 휴식 및 군수물자 보급 등의 목적으로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핵잠수함이 마지막으로 한국 항구로 들어온 건 2017년 11월로,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미시시피함(SSN-782)이 제주해군기지에 정박했다.

오클라호마시티호는 배수량 6,900t, 길이 360ft(약 110m)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으로 140명의 승조원이 탑승한다. 사거리가 3,100km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130km의 하푼 대함미사일 등을 탑재한다.

훈련 목적이 아니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20개월 만에 미 핵잠수함이 부산에 정박한 건 예사롭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핵잠수함은 통상 이동 경로 노출을 꺼리는데, 수면 위로 올라와 ‘USS Oklahoma City SSN-723’이라는 함명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하면 미국은 항공모함ㆍ전략폭격기ㆍ핵잠수함 등 주요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식으로 북측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북한이 핵잠수함을 두려워하는 건, 무엇보다 핵탄두를 탑재한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 미사일로 평양 및 북한 수뇌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어서다. 고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해 퇴역 시까지 연료 교환이 필요 없는 핵잠수함은 무제한 잠항할 수 있어 탐지조차 쉽지 않다. 핵잠수함이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억지 수단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한 군 소식통은 “남북미 판문점 회동 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실무협상을 약속했던 북한이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짙다”고 말했다.

오클라호마시티함이 한국에 들어온 사실을 드러내놓고 있지만 북한이 일절 반응하지 않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핵잠수함 등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면 매체들을 동원해 격렬한 반응을 보여 왔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의 핵잠수함이 한국에 입항했는데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전날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를 한국 탓으로 돌리며 공식 경고를 하는 건, 한국을 걸고 넘어지면서도 미국과의 대화의 끈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클라호마시티함의 부산 입항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ㆍ카디즈)을 넘나들며 연합 비행훈련을 하고,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는 등 한미일 안보협력체제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중ㆍ러를 견제하기 위해 핵잠수함을 보란 듯이 한국에 파견했다는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인 핵잠수함을 입항시켜 한미 군사동맹의 견고함을 과시해 중ㆍ러에 경고장을 날리는 차원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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