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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했다” “아니다” A여고 유기견 폭행 사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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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했다” “아니다” A여고 유기견 폭행 사건의 진실

입력
2019.07.01 17:53
수정
2019.07.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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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측 “발로 민 것이 폭행으로 과장” 

지난달 A여중에 들어온 유기견. 관할 구청이 신고를 받고 유기견을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달 A여중에 들어온 유기견. 관할 구청이 신고를 받고 유기견을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서울지역 A여중 교사가 유기견을 폭행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청원 내용 중 일부는 오해에서 비롯한 것으로 확인됐다.

A여고에 다니는 한 학생은 지난달 30일 청원게시판에 “교사라는 직책을 맡은 분들이 할 짓이냐”라며 “A여중의 교사가 유기견을 발로 차고 나가라고 했다”고 교사의 유기견 학대를 주장했다. 해당 글이 올라온 이후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청원인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말렸지만 선생님은 계속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며 “해당 교사가 나가지 않던 강아지를 내쫓기 위해 피자 포장끈을 가져와 강아지 목에 두르고 질질 끌고 나갔다”고 밝혔다.

또 “그걸 본 학생들이 (그만하라고) 울며 소리쳤지만 멈추지 않았다”며 “옆에서 보던 다른 교사가 ‘안고 나가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했지만, 다른 교사들은 ‘이 더러운 걸 어떻게 만지냐’며 생명을 물건 취급했다”고 덧붙였다.

이 청원 글은 일파만파 확산되며 게시 하루 만에 동의자 2만명을 돌파했다.

A여고에 다니는 한 학생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A여중 교사가 유기견을 학대했다는 내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A여고에 다니는 한 학생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A여중 교사가 유기견을 학대했다는 내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그러나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이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 나왔다.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해 들었다는 A여중 학생이 1일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기견에 폭행을 가한 사람은 교사가 아니라 수리기사였다. 방관하는 교사가 몇 분 있었지만 교사들은 폭행을 가하지 않았다”고 글을 올린 것이다.

확인 결과, 처음 청원인의 주장과는 달리 유기견을 내쫓은 사람은 교사가 아니라 A여중의 시설을 관리하는 기사였다. 또 유기견을 내쫓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가 불거진 측면도 있었다.

A여중 측 관계자는 1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유기견이 아침 등교 시간에 통학로 한가운데 앉아 있어 학생들 통행에 방해가 돼 시설관리기사님께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저리 가라며 발로 꼬리 부분을 살짝 미는 것이 발로 찬 것으로 과장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생들도 있는데 어떻게 (폭행을 하겠냐)”라며 “폭행한 사실이 없고, 유기견의 처음 상태도 사진과 같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학교 측은 청결 문제상 불가피하게 유기견을 포장끈으로 묶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기사가 유기견에게서 냄새도 나고, 어떤 상황인지 몰라 안기를 꺼려했다”며 “목줄이 없어 빨간 포장끈을 목줄처럼 걸어 이동을 시키다가 학생들이 항의해 결국 안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시설관리기사는 요청을 받고 유기견을 옮겼을 뿐인데, 동물학대라는 주장이 불거져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난감해 하기는 학교 측도 마찬가지다. 학교 관계자는 “동물협회에서도 찾아왔는데, 설명을 하니 오해라고 인정을 했다”며 “교사들에게도 올바른 내용을 전파해달라고 요청을 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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