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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이혼’ 등장.... ‘송송커플’ 파경이 들춘 ‘지라시 공화국’ 추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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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이혼’ 등장.... ‘송송커플’ 파경이 들춘 ‘지라시 공화국’ 추태

입력
2019.06.28 15:47
수정
2019.06.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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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와 송혜교가 2017년 10월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모습. 블러썸엔터테인먼트, UAA 제공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가 2017년 10월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모습. 블러썸엔터테인먼트, UAA 제공

지난 27일 낮 12시 45분. 배우 박보검 송중기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블러썸) 관계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파만파 확산하는 송중기, 송혜교의 이혼 소송을 둘러싼 추문에 대해 혹 밝힐 공식 입장이 있느냐는 문자에 대한 회신이었다.

유명 배우들이 이혼 절차를 밟을 때 소속사는 주로 ‘잠수’로 일관한다. 보도자료로 사실 여부만 확인해주고 취재진의 연락은 피해서다.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민감한 데다 소속 연예인이라곤 하지만 그의 부부 사생활까지 정확히 알 수 없어 보도자료 외엔 무대응으로 ‘2차 구설’을 막으려는 전략이다.

 ◇박보검 송중기 소속사가 ‘잠수’ 타지 못한 이유 

이 ‘관행’을 깨고 블러썸 관계자가 직접 전화를 한 이유는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는 낯뜨거운 추문에 대한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였다. “정말 아니에요. 처음엔 지라시 내용을 보고 하도 황당해서 헛웃음이 났어요. ‘설마 믿겠어?’ 싶어 딱히 대응을 안 했고요.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하게 흐르더라고요. 정말 사실 아니고요. 법적 대응을 준비 중입니다. 지라시 관련 공식 입장을 따로 낼지 등을 논의 중입니다.” 블러썸 관계자의 말이었다.

하지만, 온라인엔 송중기, 송혜교 관련 추문이 쏟아졌다. 송혜교와 지난해 1월 종방한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박보검까지 지라시에 소환됐다. 부부의 성적 취향부터 결혼 생활에 불만이 컸던 한 배우가 합의 없이 이혼조정철자를 밟았다는 설이 담긴 지라시는 증권가와 연예가를 넘어 대중에까지 여과 없이 유포됐다. 사실이라고 해도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추문이었다.

결국 블러썸은 27일 오후 9시 넘어 보도자료를 냈다. “소속 아티스트들과 관련한 악의적인 비방 및 허위사실 유포, 각종 루머와 명예훼손 게시물에 대해 2019년 6월 27일부로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블러썸은 “어떠한 선처나 합의 없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중기 희화화 등 도를 넘는 글이 양산되고, 루머가 일부 대중에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데 따른 조처였다.

 ◇”환멸스럽다” 낯뜨거운 ‘지라시’ 홍수 

한류스타 커플의 파경이라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건 불가피하다지만, 두 배우의 파경을 둘러싼 추문이 무분별하게 유통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부가 이혼 조정 신청을 밟는다는 소식이 알려진 27일부터 28일 오후 3시까지 직장인들에까지 유포된 지라시는 10여 건에 달한다. ‘지라시 홍수’가 따로 없다. 각 배우의 이혼 사유를 빙자해 작성된 사생활 루머는 심각하게 악의적이었다.

‘송송커플’의 파경을 둘러싼 추문 확산이 너무 심해지다보니 오히려 온라인에선 자정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트위터엔 ‘#남의 이혼’이 실시간 키워드로 등장했다. 남의 가정사에 신경 쓰지 말자는 네티즌의 뜻이 모인 결과다. 연예인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의 부모조차 알 수 없는 부부의 사생활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지 말자는 얘기다.

이날 트위터엔 ‘남이 ‘취업해라, 결혼해라, 애 가져라’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7대 죄악이라도 되는 것처럼 경기를 일으키면서 왜 남의 이혼에 대해서는 ‘잘했네, 잘못했네’ 하는 건가. 역지사지’(madp*****), ‘종일 ‘송송커플’ 이혼 얘기로 미치겠다. 돌림 노래도 아니고. 끝났다 싶음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대체 남의 이혼에 왜 난리인지. 서로 안 맞으면 이혼 할 수도 있는 거지. 그게 무슨 큰일이라고. 어차피 그들이 선택한 일이니 그런가 보다 하면 될 걸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거 입도 안 아프나 ‘(Hone****), ‘환멸스럽다. 남의 이혼에 우르르 몰려가 한마디씩 하는 것도 추하고. 더 자극적인 배경이 있길 바라는 꼴은 더 추해’(dustme*****) 등의 글이 올라왔다. 대중 사이에서도 송송커플을 둘러싼 추문 확산과 보도에 대한 저항의 움직임이 이는 것이다. 지라시를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누군가에 해당 내용을 유포하면 정보통신망법에 의해서 처벌받을 수 있다.

 ◇”법무법인 통해 자료 내 분쟁 여지 추측 키운 탓도” 

지라시 내용을 옮기는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언론에서 여과 없이 지라시 내용을 보도하는 것도 모자라 블로거들이 보도된 내용을 재가공해 온라인에 올려 걷잡을 수 없이 추문이 유포되는 상황”이라며 “유명인이니 사생활 관련 루머 유포와 피해는 어쩔 수 없다고 보는 건 20세기적 사고다. 인권 유린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고 언론은 더 신중하게 사안을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중기, 송혜교 측근에 따르면 두 사람은 왜곡된 소문에 속앓이가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사람의 파경을 외부에 알리는 방식이 오히려 구설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여 명의 연예인이 속한 대형 기획사의 고위 관계자는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는 내용을 법무법인을 통해 보도자료로 내다보니 양 측에 다툼이나 분쟁의 여지가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줬다”며 “그래서 추측이 쏟아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송중기는 27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송혜교와 이혼조정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을 알렸다.

파경 사유를 둘러싼 두 사람의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려 귀책 사유에 대한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송혜교는 파경 사유를 “성격 차이로 둘의 다름을 극복하지 못해”라고 밝힌 반면, 송중기는 “잘잘못을 따져가며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원만하게 마무리하기를 희망한다”고 알린 데 따른 후폭풍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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