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휴전이 행정부 최고 우선순위"
바이든도 "이·팔 주민, 평화 누릴 권리"
트럼프 "이란 핵시설 때려도 화 안 낸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왼쪽 사진)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1년을 맞은 7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후보들이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휴전을 재차 촉구한 반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해도 용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리스 "하마스, 잔인하고 역겨워"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 부통령 관저에서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습격으로 희생된 이스라엘인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고 가자 전쟁 휴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1년 전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잔인하고 역겨운 악행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이어 "(기습 당일인) 10월 7일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이스라엘이 자국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것을 항상 갖추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다짐한다"며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군사 지원 기조도 재확인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과 그의 남편 더그 엠호프가 7일 워싱턴 부통령 관저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발발 1년을 맞아 추모 행사를 열고 이스라엘 지지를 상징하는 석류 나무를 심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다만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을 타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휴전 협상을 어떻게 중재하겠냐는 취재진 질문에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이 행정부의 최고 우선순위"라고 답했다. '이스라엘 군사 지원'과 '휴전 촉구'를 동시에 강조해 온 조 바이든 행정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발언이었다.
바이든 대통령도 추모 언급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스라엘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이 전쟁을 끝낼 휴전 합의 타결을 위한 노력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모두 평화를 누리며 살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번째) 미국 대통령이 7일 뉴욕에서 유대교 전통 모자인 '키파'를 쓴 채 1년 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희생된 이스라엘인들을 추모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해리스 부통령과 결은 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 '휴 휴잇 쇼'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의 온건한 중동 정책이 가자지구 전쟁을 불러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1년 전 하마스의 기습 공격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며 "바이든은 최악의 외교 정책을 갖고 있고, 해리스는 그보다 더 멍청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을 타격 가능성과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격할 자격이 있다"는 이스라엘 지지 발언도 했다.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탄도미사일 181기를 발사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서의 '핵 시설 타격'을 수긍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누구도 (이스라엘에) 화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그들(이스라엘)은 이란과 협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양국 간 긴장이 외교적으로 해소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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