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자극하면 '유예'-' 폐지' 어려워진단 취지
"지도부, 2~3일 내 결단... 시행은 안 할 듯"
국힘 "간 보지 말고 폐지하라... 국민 우습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법 시행 유예를 주장하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깐족대는 것을 며칠만 참아달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자극할수록 민주당이 금투세법 시행 유예 내지 폐지를 선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에서는 재차 금투세법 폐지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4일 저녁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금투세법 시행을 주장하는 분들도 타당한 논거가 있는 상황에서 (유예 등으로) 바꾸자고 하니 '이걸 내가 동의할 수 있는 건가'라며 고뇌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그런데 (한 대표가) 깐족 화법을 동원하셔서 '(폐지로) 바꿔도 놀리지 않을게요' 이렇게 얘기하면 그 생각이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말씀하신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향으로 설득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재를 뿌리고 있다"며 "며칠만 참아달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법 시행 여부에 관한 당의 입장을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다만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의원들이 그간 꾸준히 금투세법 유예를 주장해 왔기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결국 유예를 선택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도 당 내 대표적인 금투세법 시행 유예론자로 의원들을 설득해 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금투세법을 민주당이 2020년 주도해 도입한 뒤 2번이나 유예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그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가 민주당을 자극할수록 금투세 유예 내지 폐지를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이 의원은 "지도부가 시행 쪽으로는 결론 내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지도부가 '여론이 반대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으면 경청해야 된다'는 경향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는 이유다. 아울러 지도부가 2~3일 내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봤다. 한 지도부 소속 의원도 "대통령 선거는 끝나되 22대 국회에서는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법 시행 시기를 3년 미루는 게 적절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간 보지 말고 '금투세법'을 폐지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깐족이니 뭐니 말하며 급발진하면 무능하단 느낌밖에 안주지 않느냐"라며 "상황 논리나 정무적 판단으로 폐지하는 척하며 눈속임하려 하니 다들 민주당을 못 믿고 미워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살벌한 국장(국내 증시)에서 살아가는 개미투자자들이 민주당의 정무적 눈속임에 넘어갈 만큼 우습게 보이나. 폐지하는 척 유예하면 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나"라고 비꼬았다.
금투세법은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 수익이 일정 금액(주식 5,000만 원·해외 주식 등 250만 원)을 넘는 투자자를 상대로 해당 소득의 20%(3억 원 초과분은 25%)를 부과한다는 것으로, 내년 1월 1일 시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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