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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불멸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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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불멸의 기록

입력
2024.10.04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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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신진서 9단 vs 백 이창호 9단
본선 8강전
[25]

1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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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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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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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의 전설’ 이창호 9단과 ‘전설이 될 일인자’ 신진서 9단이 본선 4강 문턱에서 만났다. 25년의 나이 차 때문인지 두 기사 간 공식 대결은 단 세 판. 전적에선 신진서 9단이 2승 1패로 한발 앞서있다. 사실 이벤트 기전이 아닌, 공식 기전에서 만나게 된 것이 바둑 팬을 포함한 모두에 축복인 매치업. 이창호 9단이 예선전부터 도합 5연승을 거두며 스스로 이 대진을 완성시켰다. 이창호 9단이 현재 이 성적을 거두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대변하는 기록이 있다. 이창호 9단의 첫 타이틀 획득은 1990년 2월이다. 이는 약 35년 전이며 신진서 9단이 태어나기 10년 전의 일이다. 그 긴 세월을 승부사로 버텨내며 2024년 현재까지 초일류 기사들과 당당히 맞선다는 건 앞으로도 나올 일 없는 불멸의 기록일 것이다.

신진서 9단의 흑번. 좌하귀 삼삼 침입에 이창호 9단이 백12로 틀어막는 수를 선택한 것이 이목을 끈다. 바로 흑17까지 초대형 인공지능(AI) 정석이 등장하는 형태이기 때문. 하지만 이 형태를 이창호 9단이 마다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백20은 다소 변칙적인 수. 이창호 9단이 사전에 연구해온 것이 분명하다. 흑23은 정수. 1도 흑1로 백 석 점을 잡으려 들다간 백10까지 사석작전을 당해 백이 우세해진다. 실전 백24는 축머리 활용. 흑25로 좌하귀를 보강하지 않으면 건너 붙이는 수가 성립한다. 백26 역시 흥미로운 한 수. 일견 2도 백1의 젖힘이 당연해 보이나 흑6의 버팀이 까다롭다. 결국 백7, 9로 한 점을 잡은 후 백13까지가 쌍방 최선. 이창호 9단 입장에선 우변 일대에 흑 세력이 쌓이는 것이 싫었을 것이다. 실전 흑35까지 명확한 흑 실리 백 세력의 구도.


정두호 프로 4단(명지대 바둑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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