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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이스라엘 본토 또 때린 이란... 중동 확전 네타냐후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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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이스라엘 본토 또 때린 이란... 중동 확전 네타냐후 손에 달렸다

입력
2024.10.02 19: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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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4월 이어 이스라엘 본토 다시 '보복' 공격
탄도미사일 181기... "위력은 4월 두 배 수준"
이스라엘 방공망은 못 뚫어... "90% 이상 요격"
네타냐후 "이란 큰 실수 저질러, 대가 치를 것"
NYT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직접 공격 가능성"

1일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지구 헤브론 인근 두라마을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전날 이란이 이스라엘로 쏜 미사일 파편에 매달려 놀고 있다. 헤브론=신화 뉴시스

1일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지구 헤브론 인근 두라마을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전날 이란이 이스라엘로 쏜 미사일 파편에 매달려 놀고 있다. 헤브론=신화 뉴시스

이란이 1일(현지시간) 극초음속미사일 등 탄도미사일 약 180기로 이스라엘 본토를 타격했다. 지난 4월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등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 6개월 만이다. 친(親)이란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무장 세력) 지도부를 차례로 제거해 온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하지만 미사일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지 못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보복을 예고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하고 이란이 재보복에 나서는 등 중동 전체로 전쟁이 번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2일 테헤란에서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2일 테헤란에서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이란, 극초음속미사일 동원 공격"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공격 직후 성명을 내고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200기) 쐈다”고 밝혔다.

공습은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앞선 4월 공격 당시 미국 등에 사전 통보한 것과 대비된다. 당시 공습 때는 상대적으로 느린 드론 170대를 포함, 순항미사일 36기, 지대지미사일 110기 등을 발사했지만, 이번엔 발사 후 12분 정도면 이스라엘에 도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에다 최신형 극초음속미사일까지 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극초음속미사일 파타-1이 이스라엘 방공 레이더 시스템을 파괴하는 데 쓰였다고 보도했다. 비행 속도가 음속 15배에 달하는 파타-1은 이란이 자체 개발해 지난해 처음 공개한 전략자산이다.

미국 국방부는 이란의 이번 공격 규모를 4월의 약 2배 수준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에 실질적 타격을 가하지는 못했다. 미국은 이란의 공격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해 이스라엘 측에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 전역에 공습경보를 울리고 방공호 대피령을 내린 뒤 1시간 만에 해제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미사일 상당수가 요격됐고,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에서 일부 타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목표물의 90%를 타격했다고 주장했으나, 아이언돔 등 이스라엘의 다층 미사일 방공 체계가 이번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미국 해군 구축함 2척이 12발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미국도 방어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이란이 쏜 탄도미사일의 90%가량이 요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일부 언론은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에 배치된 F-35전투기 20대를 파괴했다고 보도했으나, 이스라엘과 미국 백악관은 “항공기나 전략군사자산에 대한 피해가 파악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인명 피해도 상대적으로 미약했다. 텔아비브 인근에서 낙하한 미사일 파편에 이스라엘인 2명이 경상을 입었고,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에서 전화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하기 위한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표적 공습을 승인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에서 전화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하기 위한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표적 공습을 승인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최악의 시나리오는 핵 시설 공격"

이란은 이번 공격을 이스라엘의 적대행위에 대한 ‘자기 방어권’ 행사로 규정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7월 31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한 뒤 이란이 보복을 공언했고 이를 2개월 만에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 IRGC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로루샨을 지난달 27일 표적 공습으로 제거하고, 지난달 30일 레바논 침공 지상전까지 감행하자 이란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IRGC는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체제가 이란의 작전에 대응한다면 치명적인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추가 보복을 도발할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란의 조치(군사적 보복)는 종료된다"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격 직후 “이란이 오늘 밤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반격을 공언했다. 이스라엘이 실제 보복에 나서고 이란의 재보복으로 이어진다면 중동 전역으로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인 이스파한주 북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이스라엘이 며칠 내로 이란 내 석유 생산 시설과 다른 전략적 요충지를 겨냥해 상당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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