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가보니
SK하이닉스 반도체 기지 기반공사 한창
하루 1000여명 인력 몰려 식당 등 붐벼
지가 2~3배 오르고, 원룸 등 매물 동나
용인시 "행정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 배가"
‘드르륵’ ‘쿵쿵쿵’.
24일 오전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이천 IC를 빠져나와 20분 넘게 서쪽으로 운전해 도착한 경기 용인특례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도로와 하천을 정비하고 전력선을 매설하는 건설장비들의 굉음에 귀가 먹먹해질 정도였다. 축구장(7,140㎡) 수백 개 크기의 야산들은 거의 평지 상태로 깎여 있었다. 이곳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집적단지)가 들어설 부지로 기반시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정률은 32%에 달했다.
오전 11시를 넘자 인근의 한 뷔페식당에는 클러스터 공사장의 인력이 몰려들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심수용씨는 “지난 5월 식당 문을 열었는데 지금은 하루 100여 명의 공사인력이 식당을 찾는다”며 “건축공사가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더 늘어날 것 같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차로 5분 거리인 고당리 원삼면행정복지센터 앞 뷔페식당으로 차를 돌렸다. 낮 12시를 조금 넘긴 시간인데도, 밀려드는 공사 인력에 150석 규모의 좌석이 가득 찼다. 식당 주인은 “하루 식사를 하는 인력이 300명은 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주변의 또 다른 식당주인은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인력 때문에 예년에 비해 매출이 2배로 올랐다”고 말했다.
용인시청에서 차로 40분 떨어진 변두리 농촌마을인 원삼면 상권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클러스터 기반조성 공사는 2022년 첫 삽을 떴는데, 보상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올해 4월부터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인력이 몰려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와 하청·협력 업체 인력 1,000명가량이 매일 이곳으로 출근하고 있다. 반도체 팹(생산공장) 건축공사가 시작되는 내년 3~4월부터는 하루 1만 명이 넘게 투입될 예정이어서, 상인들의 기대감은 한껏 고조돼 있다. SK하이닉스는 120조 원을 투자해 이곳 415만㎡에 4개의 반도체 팹 기지를 구축한다.
투자자와 주택 임차수요가 늘면서 부동산 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현지의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원삼면 2차선 도로에 붙은 땅이 3.3㎡당 700만~1,000만 원에서 거래되거나 호가가 형성돼 있는데 이는 예년에 비해 3배로 뛴 것”이라며 “원삼면과 인근 백암면 50여 개 소형 원룸·투룸 매물도 동이 났고 전원주택 등까지 임대 숙소로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원삼면이 속한 처인구의 땅값은 3.02%(전국 평균 3배) 올라 전국 지가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원삼면은 도심권인 용인 수지·기흥구에 비해 개발이 더뎠는데 반전의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인구도 줄기차게 줄어 7,000명대로 내려앉았는데 지난 4월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8,503명까지 늘었다. 원삼면에 사람이 북적대면서 차로 5분가량 떨어진 인근 백암면 시내 상권도 상가 공실이 줄며 온기가 돌고 있다.
용인시는 이 반도체 단지를 지역 경제발전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포부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SK하이닉스 공장 증설로 2만1,000명의 고용유발효과와 3조5,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 발생이 기대된다”며 “전폭적인 행정지원으로 생산공장도 조기에 착공할 수 있게 해 경제적 파급 효과를 배가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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