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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트럼프, '대선 최대 분수령' TV 토론 룰 합의… 이번에도 '마이크 음 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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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트럼프, '대선 최대 분수령' TV 토론 룰 합의… 이번에도 '마이크 음 소거'

입력
2024.09.05 20: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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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신경전 끝 '상대방 발언 땐 음소거' 확정
사전 준비 자료 없이 90분간 서서 맨손 승부
난타전 땐 마이크 켠다… 기자단 현장 취재도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미국 대선 후보 TV 토론이 결국 '마이크 음 소거' 방식으로 확정됐다. 한 명이 발언할 때 상대방 마이크는 끈다는 얘기다. 석 달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완승을 거두는 데 한몫했던 그 규칙이다.

물 한 병, 펜 하나 들고 '맨손 승부'

미 ABC방송은 오는 10일(현지시간) 열리는 자사 주관 TV 토론 규칙이 양측 캠프의 동의로 확정됐다고 4일 발표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면 토론에서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이 지지율 초박빙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 토론은 두 달가량 남은 대선 레이스에서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룰은 지난 6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붙었던 CNN 방송 토론 때와 비슷하다. 사전에 준비한 메모지 없이 각자 펜, 종이 한 장, 물 한 병만 지니고 청중 없이 90분간 서서 토론하는 방식이다. 질문은 사회자만 하고 두 후보에게는 답변할 시간 2분, 반박할 시간 2분, 추가로 설명할 시간 1분이 각각 주어진다. 중간 광고가 나오는 두 차례 휴식 시간에도 참모와 대화가 금지되는 '맨손 승부'다.

난타전 벌일 땐 마이크 켠다

양측이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였던 '마이크 음 소거' 룰도 확정됐다. 줄곧 반대하던 해리스 부통령이 아예 토론을 보이콧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한발 양보하면서다. 해리스 캠프 측은 ABC에 보낸 서한에서 "음 소거를 포함한 모든 규칙을 받아들인다"며 "자신이 선호하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으면 트럼프가 아예 토론을 건너뛸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월 27일 CNN방송이 주관한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맞붙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패배 평가를 받은 뒤 사퇴 압박에 시달리다 끝내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월 27일 CNN방송이 주관한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맞붙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패배 평가를 받은 뒤 사퇴 압박에 시달리다 끝내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AP 연합뉴스

그간 해리스 부통령은 상대방 발언 여부와 무관하게 토론 내내 마이크를 켜두는 '핫 마이크' 방식을 주장해 왔다. 검사 출신인 자신은 말로 공방을 주고받는 게 익숙한 데다, 수시로 상대방 말을 자르고 끼어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악습관'이 카메라 앞에서 그대로 드러나리란 계산에서였다.

반면 CNN 토론 때부터 합의했던 음 소거 룰을 이번에도 지켜야 한다는 게 트럼프 캠프 측의 요구였다. 애초 이 규칙을 만든 건 바이든 대통령이었는데, 당시 오히려 득을 본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말수가 줄어 오히려 차분하고 절제된 인상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반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혼자 말문이 막히거나 더듬어 고령 논란에 불을 지폈다.

물론 아직 유불리를 평가하기엔 이르다. 두 사람이 규칙을 무시하고 난타전으로 공방을 주고받을 경우 시청자들에게 내용을 알리기 위해 양측 마이크 모두 켜는 것으로 합의됐다고 AP통신이 해리스 캠프 측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에 더해 토론장에 기자단 풀(pool·대표취재)의 현장 취재도 허용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6월 토론과 달리 상황에 따라 흥분한 후보들의 모습이 여과 없이 드러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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