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고, 경기상업고 6-3 제압
올해 청룡기 이어 전국대회 2관왕
"최고 팀 덕수? 최고 선수들은 전주고"
주창훈 감독 "내년에도 승승장구" 다짐
전주고의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1925년 야구부 창단 이래 유독 봉황대기와 인연이 없었던 전주고가 처음으로 ‘초록 봉황’을 품으면서 꿈의 전국대회 2관왕을 달성했다. 한 차례 해체 과정을 겪고 1977년 재창단한 전주고는 1985년 황금사자기 우승 후 긴 침체기를 지나 올해 청룡기, 봉황대기 우승으로 최고의 순간을 장식했다.
전주고 6-3 경기상업고
전주고는 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경기상업고를 접전 끝에 6-3으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올해 전국 2개 대회를 제패한 건 덕수고(신세계 이마트배·황금사자기)에 이어 전주고가 두 번째이지만 성적은 가장 꾸준했다. 신세계 이마트배 준우승, 청룡기 우승, 대통령배 4강 등 성적을 냈고 한 번도 4강에 오르지 못했던 시즌 마지막 전국대회 봉황대기에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김원형, 박경완, 박정권(이상 은퇴), 최형우 등을 배출한 전주고는 2011년 한때 선수 부족으로 다시 한번 해체 위기를 겪었으나 잘 수습해 역대 최강 전력을 꾸렸다. 이번 봉황대기에서는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한 ‘원투 펀치’ 정우주-이호민(이상 3년) 없이도 우승을 일궈냈다.
주창훈 전주고 감독은 우승 후 “주변에서 올해 최고의 팀은 덕수고라고 얘기하지만 선수들만 볼 때는 우리 팀이 최고”라며 “창단 100주년이 되는 내년에도 전주고 야구부가 퇴보하지 않고 승승장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8회말 결승타 때린 서영준 MVP 영예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은 3-3으로 맞선 8회말 2타점 결승 적시타를 때려 전주고의 우승을 이끈 서영준(3년)이 차지했다. 서영준은 이날 4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중간 투수로도 깜짝 등판해 0.2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초반 주도권은 전주고가 잡았다. 전주고는 1회말 선두 타자 박한결(3년)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2번 성민수(3년)가 얕은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났지만 3번 엄준현(3년)의 3루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3회초에 실책으로 1점을 헌납한 전주고는 4회초 무사 1·2루 위기를 넘기고 4회말에 1점을 뽑아 다시 앞섰다. 득점은 성민수의 발에서 나왔다. 선두타자 성민수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2사 후 5번 서영준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이 때 상대 포수의 송구가 중견수 쪽으로 빠지면서 3루까지 내달렸다. 이후에는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홈 스틸로 팀의 2번째 득점을 장식했다.
전주고는 6회말에도 2사 1루에서 서영준의 1타점 2루타로 1점을 보탰다. 그러나 2점은 안심할 수 없었다. 사이드암 선발 김영빈(2년)이 6이닝 동안 98개를 던져 한계 투구 수 105개에 임박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영빈이 내려간 7회초에 1점, 8회초에 1점을 내줘 3-3 동점을 허용했다.
흐름이 넘어갈 뻔한 상황에서 전주고를 구한 건 서영준이다. 서영준은 선두타자 성민수의 볼넷과 3번 엄준현의 볼넷으로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4번 이한림(3년)이 중견수 뜬 공으로 잡혔으나 5번 서영준이 좌중간 싹쓸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서영준은 중계 플레이 때 3루까지 내달렸고, 6번 최윤석(3년)의 3루수 땅볼에 홈을 밟았다. 6-3으로 리드한 전주고는 9회초에 8회부터 등판한 최윤석이 실점 없이 막아 경기를 끝냈다.
창단 첫 결승행 쾌거 경기상업고 "다시 도전"
1963년 이래 두 번의 해체와 세 번의 창단이라는 굴곡진 역사를 가진 경기상업고는 올해 처음으로 전국대회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지만 큰 경기 경험 부족에 돌풍을 멈췄다. 최덕현 경기상업고 감독은 “우리가 결승에 온 것은 처음이니까 고비를 못 넘겼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그래도 여기까지 온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야구는 계속되니까 다음에 또 도전을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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