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홈페이지에 '인사말 개선' 요청
시민소통관은 "불편을 드려 사과" 답변
행정복지센터 방문자에게 '무슨 일로 왔느냐'고 인사한 공무원이 몰상식하다며 재교육하라는 민원이 제기돼 '악성 민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달 8일 경남 창원시 홈페이지 '시민의소리' 게시판에 올라온 민원 글이 퍼졌다.
'민원인 응대 인사말 개선 및 교육 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작성자 A씨는 자신을 창원 시민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틀 전 민원 서류 발급차 인근에 있는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다"면서 "발급 담당자분께 다가갔더니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라고 인사했다"고 전했다.
자연스러운 인사였지만 A씨는 "많이 당황스럽고 황당한 인사가 아닌가요?"라고 물으며 "민원인이 오면 다른 인사 필요 없이 그냥 '안녕하세요' 인사만 하면 안 되냐"고 따졌다. 다른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했을 땐 '어떻게 오셨어요'라는 인사를 받았다며 이 또한 "맞지 않는 인사법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A씨는 "제발 '무슨 일로 왔냐', '어떻게 왔냐'는 식의 인사는 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 정말 몰상식해보인다"며 대신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법으로 공무원을 교육해 달라고 요청했다.
창원시 시민소통담당관은 A씨의 민원에 16일 "민원 응대 과정에서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의견 주신 내용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내부 교육을 실시하고 시민 여러분의 민원 응대 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을 달았다.
그러나 민원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헛소리에도 답변하는 게 고역이겠다", "그럼 방문자한테 이유를 물어봐야지 안 물어보냐", "불편할 이유도 많다"는 등 A씨를 비판했다.
악성 민원 시달리는 공무원들
최근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악성 민원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2년 행정안전부가 배포한 '공무원 민원 응대 매뉴얼'에 따르면 욕설·협박 등 특이 민원 건수는 2018년 3만4,484건에서 2021년 5만1,833건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쏟아지는 악성 민원과 과중한 업무량은 공무원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진다. 2022년 공무원들의 정신질환 관련 요양 빈도는 1만 명당 2.14명꼴로, 같은 기간 일반 근로자의 산업재해상 정신질환 요양자 빈도(1만 명당 0.19명)의 11배 수준이었다. 올해 3월엔 경기 김포시의 한 공무원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
이에 행안부는 욕설, 협박 등이 담긴 민원을 공무원이 자체 종결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21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입법예고했다. 또 개정안을 통해 3회 이상 반복되는 민원은 내용이 같지 않아도 취지와 업무방해 의도 등을 고려해 종결 처리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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