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1,500m 호커, 도쿄 올림픽 우승자 제치고 1위
여자 100m에서도 세계랭킹 17위가 깜짝 금메달
사격 조영재, 모두의 예상 뒤엎고 은메달 획득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정상에 오르며 빛을 발했다.
미국 육상 국가대표 콜 호커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1,500m 결선에서 3분27초6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호커는 이날 야코브 잉게브리그스텐(노르웨이)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세운 올림픽 신기록(3분28초65)도 갈아치웠다.
그는 경기 후 "믿을 수 없다. 올해 목표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금메달 후보로 보지 않았지만, 난 '내가 금메달을 딸 자격이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남자 1,500m에서는 지난 대회 우승자이자 올림픽 기록 보유자인 잉게브리그스텐과 2023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1위를 기록한 조쉬 커(영국)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반면 호커는 도쿄 올림픽에서 6위, 2023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7위를 기록하며 '미국에서만 경쟁력 있는 중거리 선수'로 평가받았다.
이날도 1,200m 지점을 통과할 때까지 잉게브리그스텐이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커도 3위로 메달권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4위로 처져 있던 호커가 순식간에 안쪽으로 파고들더니 금세 선두를 빼앗았다. 결국 대회 2연패에 도전하던 잉게브리그스텐은 4위로 밀려나 메달을 놓쳤고 커는 2위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육상의 꽃인 여자 100m에서도 깜짝 스타가 나왔다. 당초 이 종목에서도 2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보유한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자메이카)와 2023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샤캐리 리처드슨(미국)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세인트루시아에서 온 줄리엔 알프레드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생애 첫 올림픽에 나선 세계랭킹 17위 선수가 만든 깜짝 금메달이다. 그의 조국 세인트루시아의 첫 올림픽 메달이기도 하다. 이날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리처드슨은 은메달을 수확했고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준결선에서 출전을 포기했다.
줄리엔 알프레드는 경기 후 "경기가 시작되는 아침, 일어나자마자 내 이름과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글자를 종이에 적어냈다. 나는 내 자신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선수 중에도 모두의 예상을 깨고 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있다. 사격 조영재는 이번 대회 사격 남자 25m 속사 권총에서 은빛 총성을 울리며 한국 사격 사상 최초로 속사 권총에서 메달을 땄다.
올해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된 조영재는 메달권 후보로 꼽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올림픽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속사권총 결선은 9.7점 이상 기록해야 1점을 얻고 9.7점 이하면 0점 처리되는 방식으로 점수가 집계된다. 6명의 선수가 4초 안에 5발을 모두 쏴야 하는 만큼 집중력이 승부를 좌우한다.
조영재는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 시리즈와 두 번째 시리즈에서 5발 가운데 3발을 명중하며 활약했다. 다수의 탈락 선수가 생기는 네 번째 시리즈에서도 5발 가운데 4발을 맞혀 단독 선수로 치고 나갔다.
그는 경기 후 "은메달을 따서 정말 기쁘다. 부담감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나 하나 못한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결선 진출을 목표로 세웠는데, 메달을 따게 돼 행복하다"고 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