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2.6%↓·S&P 3.0%↓·나스닥 3.43%↓
“기대 밑도는 경제·고용지표가 조정 촉매”
미국 경기 침체 공포가 주가 폭락을 부른 5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한 트레이더가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
미국 주식 시장도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아시아·유럽 주요 증시에 이어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근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2.5% 넘게 떨어졌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직전 거래일(2일)보다 1,033.99포인트 내린(-2.60%) 38,703.27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0.23포인트 내린(-3.00%) 5,186.33에,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6.08포인트 내린(-3.43%) 16,200.0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와 S&P500 지수의 경우, 2022년 9월 13일 이후 약 2년 만의 최대 낙폭이었다.
빅테크 급락… 앤비디아 6.4%↓
매도세는 ‘빅테크’(대형 기술주)가 이끌었다. 올해 미국 증시 강세를 견인해 온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6.4% 급락했고, 애플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 지분 절반가량을 처분했다는 소식에 4.8% 하락했다.
지난주 발표된 7월 고용 지표의 여파가 컸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고, 실업률이 4.3%로 상승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돈 고용 증가세와 추정치를 벗어난 실업률 상승으로 미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
마침 일본 기준금리가 오르며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 청산이 일어나 글로벌 주식 시장의 투매와 엔화 급등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2.4% 급락해 1987년 10월 20일 ‘블랙 먼데이’ 충격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 코스피 역시 이날 전 거래일 대비 8.77% 급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증시도 2％ 안팎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600이 2.22％ 하락한 486.79포인트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닥스는 1.95％ 밀린 17,317.58, 프랑스 CAC40은 1.61％ 빠진 7,134.78로 각각 마감했다. 영국 FTSE 지수도 8,008.23로 2.04％ 하락했다.
‘공포지수’도 4년 만에 최대치
시장의 공포 심리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공포지수’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4년여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뉴욕 증시 마감 무렵 전 거래일 대비 15.18포인트 상승한 38.57을 나타냈다. 2020년 10월 이후 최고 수치다.
AI 붐에 힘입어 올해 들어 강세가 지속되던 뉴욕 증시가 기대에 못 미치는 2분기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로 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이 조정에 취약한 상태였다”며 “기대에 못 미치는 경제 및 고용 지표가 조정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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