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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때 생긴 '새콤달콤 루틴'으로 달콤한 성적...오예진 "바로 이거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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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때 생긴 '새콤달콤 루틴'으로 달콤한 성적...오예진 "바로 이거다 했죠!"

입력
2024.08.06 04:30
수정
2024.08.06 11: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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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한국 사격 1호 금메달
공기권총 여자 10m 올림픽 신기록
"금메달 이제 실감...하던 대로만 하자 생각"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사격 금메달리스트 오예진이 4일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한국일보가 선물한 '새콤달콤 레몬맛'을 먹고 있다. 오예진은 경기 전 루틴으로 새콤달콤을 먹고 사대에 입장한다. 파리=서재훈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사격 금메달리스트 오예진이 4일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한국일보가 선물한 '새콤달콤 레몬맛'을 먹고 있다. 오예진은 경기 전 루틴으로 새콤달콤을 먹고 사대에 입장한다. 파리=서재훈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의 첫 금메달을 명중시킨 2005년생 사수 오예진(IBK기업은행)은 독특한 루틴이 있다. 사대에 오르기 5분 전과 입장 바로 전 캐러멜 ‘새콤달콤 레몬맛’을 먹는다. 이번에 금빛 과녁을 정조준할 때도 어김없이 루틴을 지켰고,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공기권총 여자 10m 금메달을 딴 뒤에는 “(주머니에) 쓰레기가 있다”며 웃어 보였다.

4일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오예진은 “새콤달콤을 먹는 루틴은 고등학교 1학년 중반쯤부터 생겼다”며 “다른 맛도 있지만 레몬맛을 원래 좋아했다. 좋아하는 걸로 루틴을 만들어보자 생각했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성적이 올라왔다. 그래서 ‘바로 이거다’ 싶어 지금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 올림픽 결전지에 입성할 때 가져온 새콤달콤은 7개다. 대회 당일 개인전과 혼성전을 뛰기 전에만 먹느라 그렇게 많이 챙기지는 않았다. 오예진은 “경기 전에 먹으려고 7개만 가져왔는데, 이미 다 먹었다. 평소에 많이 먹는 편은 아니다. 이 썩을까 봐”라며 미소 지었다.

활짝 웃고 있는 오예진. 파리=서재훈 기자

활짝 웃고 있는 오예진. 파리=서재훈 기자

가져온 새콤달콤을 다 먹었다는 얘기에 파리 현지의 한인마트에서 구매한 새콤달콤 레몬맛을 깜짝 전달했다. 이에 오예진의 얼굴에 화색이 돋았다. 그러고는 “어떻게 구했어요. 잘 먹겠습니다”라고 밝은 얼굴로 고마움을 표하며 상의 주머니에 바로 넣었다. 앞서 새콤달콤 루틴으로 화제가 되자, 크라운제과는 제주를 찾아 오예진의 부모님 식당에 새콤달콤 7박스(630개)와 과자 선물을 축하와 감사의 의미로 전달하기도 했다.

오예진은 파리 올림픽의 깜짝 스타다. 지난해 고교 대회 9관왕을 차지한 유망주 출신이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고, 국제 무대 경험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랭킹도 35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예진은 ‘올림픽 체질’이었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긴장한 내색 없이 냉철하게 과녁을 조준하고, 신들린 듯한 사격 솜씨로 올림픽 기록을 새로 썼다. 아울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50m 권총 진종오 이후 8년 만에 한국 사격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오예진은 “태극마크를 달고 대한민국 대표로 파리 올림픽에 출전해 영광이었다”며 “노력한 만큼 좋은 성적을 얻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금메달리스트가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그는 “이제야 좀 실감이 난다”고 했다. 대회 전 자신이 메달 후보로 꼽히지 않은 것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예진은 “내 것만 하던 대로 하자. 그러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오예진이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샤토루=서재훈 기자

오예진이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샤토루=서재훈 기자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어린 나이지만 마음가짐은 베테랑 수준이다. 오예진은 “전날 공기소총 10m 혼성전에서 은메달(박하준·금지현)이 나와 메달을 따야 된다는 부담은 별로 없었다”며 “어린 나이에 메달을 딴다는 게 어떻게 보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나에겐 젊은 패기가 있었다. 진지하게 임하고, 재미있게 경기를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결선 경기 중반 연달아 9점대를 쏘면서 1위 자리를 잠깐 김예지에게 넘겨주기도 했던 순간에 대해선 “평소에 안 풀리면 ‘왜 이러지’ 했을 테지만,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스스로 ‘할 수 있다’, ‘그냥 즐겨’라는 말을 내뱉었다고 했다.

꿈 같은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남은 사격 종목의 동료들을 응원 중인 오예진은 중간중간 파리도 즐길 수 있었다. 사격이 열리는 샤토루 지역은 파리에서 기차로 3시간 거리지만 금메달리스트라 파리에 가는 일정이 이날까지 세 차례 있었다고 한다. 오예진은 “에펠탑도 보고, 오리 스테이크도 먹어봤다. 파리 구경은 그만해도 될 것 같다”고 웃으면서 다시 동료들이 머물고 있는 샤토루로 향했다.

한국일보와 인터뷰 중인 오예진. 파리=서재훈 기자

한국일보와 인터뷰 중인 오예진. 파리=서재훈 기자


파리 =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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