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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40도 찍은 폭염... '최악 더위' 2018년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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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40도 찍은 폭염... '최악 더위' 2018년 재현되나

입력
2024.08.04 12:00
수정
2024.08.04 19:31
1면
0 0

여주 점동면 40.0도... 2019년 이래 첫 40도대
'이중고기압' 한반도 점거, 6년 전과 같은 상황

4일 전국 대부분 지역 최고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치솟아 무덥겠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가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 뉴스1

4일 전국 대부분 지역 최고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치솟아 무덥겠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가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 뉴스1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4일 경기 여주시 점동면의 기온이 40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기온이 40도대로 오른 건 2019년 8월 이후 5년 만이다. 40도대 기온은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에 집중된 바 있는데, 올여름 기상 조건이 그해와 비슷해 또 한 번의 '역대급 혹서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3분 점동면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 기온이 40.0도를 기록했다. 경기 여주시 금사면과 의왕시 오전동의 AWS에서도 40도대 기온이 기록됐지만, 두 지점은 관측 환경이 적정치 않아 관측값을 신뢰하기 어렵다.

이날 관측값은 국내에서 40도 이상 기온이 공식 기록된 9번째 사례로, 2019년 8월 5일 경기 안성 고삼면 40.2도 이후 5년 만이다. 이전 8번의 40도대 기온은 1942년 8월 1일 대구(40도)와 2019년 안성을 제외하면 모두 2018년에 발생했다. 그해 8월 1일 경기 양평, 강원 홍천·북춘천, 충북 충주, 경북 의성 등 5곳, 그달 14일 경북 의성에서 각각 40도 넘는 기온이 관측됐다. 최고 기록은 홍천의 41도였다.

이날은 제주 한라산을 제외하고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폭염주의보는 강원·경북·울산 일부 정도에 내려졌고, 나머지 지역은 보다 수위가 높은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이날 전국 기온은 아침 최저 24∼28도, 낮 최고 29∼36도였지만,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기온이 상승하면서 곳곳에서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는 '찜통더위'를 보였다. 최고 체감온도는 △경기 안성 39.0도 △전남 구례 38.3도 △충남 공주 38.2도 △경남 진주 37.9도 △강원 홍천 37.5도 등으로 지역을 가리지 않고 30도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서울 36.0도, 부산 35.9도, 대전 35.8도, 대구 35.7도 등 대도시도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돌았다. 내륙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면서 대전과 충북·전남·경북·경남 일부 지역엔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밤에는 심야시간대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도 광범위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대구는 15일 연속 열대야가 예보됐다.

한반도가 폭염에 휩싸인 건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상공에 중첩돼 열돔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는 가운데, 두 고기압이 대기 상하층을 각각 덮어 열기를 가두고 있는 형국이다. 기상청은 이날 발표한 중기예보에서 이달 7~14일 기온이 아침 23~27도, 낮 30~36도로 지금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이중 고기압' 현상은 2018년과 같은 기상 조건이라, 올여름에 6년 전 '역대급 폭염'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에도 한반도 상공에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해 열기가 유입만 될 뿐 빠져나가지 않는 상황이 형성됐다. 특히 7월 11일 이른 장마 종료 후 그달 하순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소멸된 태풍이 저위도에서 수송해온 열기를 국내로 유입시키면서 사상 최악의 폭염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이런 전례에 비춰볼 때 올해 폭염의 향배는 태풍 발생 여부와 이중고기압 세력 확장 여하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외 작업 줄이고 수분 충분히 섭취해야

폭염이 계속되면서 인명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오후 2시 51분쯤 광주 금호동에서 밭일을 하던 80대 여성이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졌다. 119구급대가 현장 출동 당시 측정한 여성의 체온은 42도였다. 2일 오후 1시 8분에는 경북 밀양시에서 밭일을 하던 60대 여성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7시 25분쯤 숨졌다. 사인은 열사병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이었다. 이 여성 역시 119구급대가 현장에서 체온을 측정했을 때 41.1도에 달했다.

기상청은 온열질환 예방을 당부했다. 탈수를 막으려면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고, 영유아나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는 노동자 보호를 위해 오후 2~5시 야외작업을 줄이고, 농촌에선 혼자 일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에어컨 실외기는 환기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으면 온도가 치솟아 불이 날 위험이 있는 만큼 점검이 필요하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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