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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전에 5-0까지는 예상 못했다"... 펜싱 뉴펜저스 '신스틸러' 도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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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전에 5-0까지는 예상 못했다"... 펜싱 뉴펜저스 '신스틸러' 도경동

입력
2024.08.01 11:17
수정
2024.08.01 14: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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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동(오른쪽)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준결승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파리=뉴시스

도경동(오른쪽)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준결승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파리=뉴시스


"(도)경동이가 들어가기 전에 나를 보고 손가락질을 하더라. 자신 있는 모습을 보고 확신이 생겼다."

원우영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코치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6라운드를 지켜보다 급히 작전을 변경했다. 당초 8라운드에 투입하려 했던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을 맏형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대신 7라운드에 출격시킨 것이다. 도경동은 결승전 전까지 한 번도 피스트를 밟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도경동은 원 감독을 바라보며 확신에 찬 눈빛으로 손가락질을 했다. 자신을 넣어달라는 것.

당시 한국 대표팀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한국 펜싱의 자부심인 오상욱(대전시청)이 6라운드에서 30-29로 추격을 허용한 탓에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원 코치는 "상대 팀 세 번째 선수(크리스티안 라브)와 경동이의 스타일이 잘 맞는다고 봤다"며 "무엇보다 경동이가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 한국과 헝가리의 경기. 헝가리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대표팀이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원, 구본길, 오상욱, 도경동, 원우영 코치. 파리=서재훈 기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 한국과 헝가리의 경기. 헝가리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대표팀이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원, 구본길, 오상욱, 도경동, 원우영 코치. 파리=서재훈 기자

도경동은 원 코치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단체전 결승전에서 밟고도 긴장은커녕 자신감이 넘쳤다. 프랑스와 준결승전 직후 "뛰지 못해 근질근질하다"고 말했던 그는 경기장에 올라서자마자 그간의 한을 풀어내듯 한참을 몰아치더니 단숨에 연속 5득점을 해냈다. 한국이 다시 35-29로 격차를 벌리며 금메달을 사실상 확정 지은 순간이다. 원 코치조차도 "5-0까지는 예상 못 했다"고 털어놨을 정도로 도경동의 활약은 반전 그 자체였다.

원 코치는 "경동이가 들어오면서 '코치님 제가 믿으라고 했죠'라고 하길래, '뽀뽀라도 해줄까'라고 했다"면서 "경동이 덕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큰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또 "평소에도 워낙 성실한 선수"라며 "올림픽 준비할 때뿐 아니라 그전에도 훈련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잘 해줬다. 키도 크고 스피드도 좋은 데다 인성도 좋은 아주 훌륭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 한국과 헝가리의 경기. 헝가리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대표팀이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본길, 박상원, 오상욱, 도경동. 파리=서재훈 기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 한국과 헝가리의 경기. 헝가리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대표팀이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본길, 박상원, 오상욱, 도경동. 파리=서재훈 기자

도경동은 경기를 마치고 "(경기에) 투입될 때 동료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나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동료들에게 '이기고 올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잘 지켰다"고 말했다. 이어 당찬 목소리로 "경기 전 해설위원으로 현장에 온 (김)정환, (김)준호 형이 '어떤 놈인지 보여줘'라고 말씀하셨는데, 내가 어떤 놈인지도 잘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당초 10월로 예정됐던 전역도 2개월가량 앞당겨졌다. 도경동은 "(군 복무 기간이 앞당겨지는 만큼) 나와서 펜싱을 더 열심히 하겠다"며 "선수로서 최종 목표가 금메달이었고, 그걸 바라보고 운동해왔는데 목표를 이룰 수 있어 꿈만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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