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관리들 "국가안보회의서 지시"
확전 대비한 방어 계획 수립도 주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달 30일 테헤란에서 열린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보복을 지시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오전 긴급 소집한 최고 국가안보회의에서 이같이 명령했다. 이란 관리 3명을 인용한 신문은 군 통수권자이기도 한 하메네이가 해당 지시와 함께, 이란의 보복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확대돼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이란을 겨냥한 맞보복을 감행할 경우를 대비한 방어 계획도 세우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하메네이는 이날 오전 하니예 암살 이후 성명을 통해 "범죄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우리의 손님을 순교하게 했다"며 "공화국 영토에서 발생한 쓰라린 사건과 관련해 그의 피 값을 치르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겨야 한다"고 밝혔다. 하니예는 지난달 30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가 이튿날 새벽 테헤란 내 거처를 타격한 미사일 공격으로 숨졌다. 이란과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암살'이라고 주장했고, 이스라엘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보복 공격을 공식화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NYT는 "이란이 얼마나 강력하게 대응할지, 그리고 확전을 피하기 위해 공격 수위를 조정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이란 정부 관리들은 이란군 지도자들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및 하이파 인근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무인기(드론)·미사일 복합 공격을 검토하고 있으며, 민간인 목표물 공격은 피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이란은 공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멘, 시리아, 이라크 등 다른 전선에서 동시 공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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