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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격전지도 뒤집었다… ‘바이든 대안’ 해리스 파죽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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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격전지도 뒤집었다… ‘바이든 대안’ 해리스 파죽지세

입력
2024.07.31 17:22
수정
2024.07.31 18:05
13면
0 0

경합주 7곳 중 4곳서 트럼프에 우위
“할 말 있으면 얼굴 보고” 토론 압박
대의원 99% 지지, 러닝메이트 관심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애틀랜타=AF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애틀랜타=AFP 연합뉴스

열흘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선언 뒤 민주당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파죽지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승부를 가를 격전지 지지율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일 때 없던 일이다. 유세 무대에서는 공개 토론을 피하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했고, 당 대의원 압도적 다수의 지지 덕에 후보직 확정도 시간문제다.

돌아온 청년·흑인·히스패닉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미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와 함께 24~28일(현지시간) 7개 경합주(州) 등록 유권자 4,973명을 대상으로 지지율을 조사했더니 7곳 중 4곳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위를 보였다고 30일 보도했다. 미시간주의 경우 격차가 11%포인트까지 벌어졌고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주에서는 2%포인트씩 차이가 났다. 조지아주에서는 동률을 이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한 주는 펜실베이니아(4%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2%) 둘뿐이었다.

이는 역전된 전세다. 지난 1~5일 같은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개 주를 이겼다. 바이든 대통령이 리드한 주는 위스콘신, 미시간 2개 주에 불과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실망해 투표를 포기하려던 청년·흑인·히스패닉 유권자가 다시 의지를 갖게 됐다고 결과를 해석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가운데) 부통령이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애틀랜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가운데) 부통령이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애틀랜타=로이터 연합뉴스

전국 단위 조사도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말 바이든 대통령의 TV 토론 참패 뒤 민주당 패색이 짙던 게임을 접전으로 만들었다. 지지율 43%를 기록해 42%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지른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조사가 대표적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다른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허니문 효과(기대감에 따른 지지율 상승)는 민주당 전당대회(8월 19~22일) 직후까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토머스 슈워츠 미국 밴더빌트대 교수는 “지지율이 8%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경 약화는 트럼프 탓” 역공

기세는 유세에도 반영됐다. 이날 남부 경합주 조지아의 애틀랜타를 찾은 해리스 부통령은 중계 카메라를 응시하며 “할 말이 있으면 내 얼굴을 보고 하라”고 말했다. TV 대선 후보 토론 참가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도발한 것이다.

유세에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격 소재로 삼고 있는 국경 문제를 적극 언급하며 역공을 가했다. 연초 의회를 통과한 안보 패키지 법안에서 국경 강화 법안이 빠진 사실을 상기시킨 뒤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계산한 트럼프가 초당적 협상을 무산시켰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이날부터 2주간 방영될 30초 길이 새 TV 광고를 통해 남부 국경 안보 책임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임무 달성에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2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앰블러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주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선거 캠페인 행사에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후보로 꼽히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참석해 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앰블러=AP 연합뉴스

2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앰블러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주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선거 캠페인 행사에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후보로 꼽히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참석해 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앰블러=AP 연합뉴스

더불어 이날도 자신의 검사 이력을 강조하며 유죄 평결을 받은 범죄자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비를 극대화했다. 청중은 “트럼프를 수감하라”고 연호하기도 했다. 유세에는 1만 명가량이 모였다고 캠프는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 유세 때 느낄 수 없던 강력한 열기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부통령 후보와 경합주 동반 공략

해리스 부통령이 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되는 날짜는 8월 5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대선 후보 선출 절차인 호명투표를 8월 1~5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 한 명이다. 전국 대의원 3,923명이 해리스 부통령을 후보로 청원했고, 그가 참가 대의원 99%의 지지를 얻었다고 DNC는 전했다.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후보로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의 급진 좌파 인상을 눅일 수 있는 중서부 출신 60세 백인 남성 월즈 주지사가 뜨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닝메이트 발표 후 6일 첫 유세지가 펜실베이니아여서 셔피로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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