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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지능’ 신진서 9단에게 누가 ‘방울’ 달까…’제47기 명인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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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지능’ 신진서 9단에게 누가 ‘방울’ 달까…’제47기 명인전’ 개막

입력
2024.07.23 16:15
수정
2024.07.24 09:05
23면
0 0

세계 랭킹 1위인 신진서 9단 ‘타도’ 경쟁 압축
전기 준우승자인 변상일 9단 설욕전도 관심
한우진 9단 및 문민종 8단, 박상진 7단 주목
신진서 “명인 타이틀은 반드시 지킬 것” 각오

이성철(왼쪽부터) 한국일보 사장과 손용석 한국일보 상무,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곽상철 SG고려·SG신성건설 대표, 임설아 K바둑 전무가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회식 후 대국을 관전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이성철(왼쪽부터) 한국일보 사장과 손용석 한국일보 상무,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곽상철 SG고려·SG신성건설 대표, 임설아 K바둑 전무가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회식 후 대국을 관전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잘 해야 되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살아있는 전설’도 심리적인 부담감을 감출 순 없는 듯했다. “인공지능(AI)으로 (대국) 준비를 하긴 했다”라며 운을 뗐지만 큰 대회에 앞서 스며든 긴장감은 역력했다. 23일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막식이 열린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 대회장 입장에 앞서 만난 이창호(49) 9단의 출사표에서다. 숱한 K바둑 역사의 중심에 자리한 그는 명인전 최다(13번) 우승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그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인전은 프로기사라면 누구나 반드시 가져오고 싶어하는 기전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국내 최고 권위의 프로바둑 기전인 ‘제47기 명인전’이 5개월여 동안의 본격적인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날 개막식엔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을 포함해 곽상철 SG고려·SG신성건설 대표이사와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임설아 K바둑 전무 등이 참석했다. 이 사장은 인사말에서 “명인전은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한 한국일보 역사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문화 콘텐츠 사업이다”며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라며 이번 대회에 참가한 여러분의 선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곽 대표는 “명인전은 한국 바둑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 47기 대회에서도 매력적인 기보를 남겨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이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이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이번 ‘47기 명인전’엔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253명이 출전, 12장의 본선 티켓을 두고 26일까지 치열한 반상(盤上) 혈투를 벌인다. 본선에 오른 12명의 선수는 전기 우승자(디펜딩 챔피언)인 신진서(24) 9단과 준우승자 변상일(27) 9단, 후원사 시드 배정자인 박정환(31) 9단 및 최정(28) 9단과 함께 16강 패자부활 토너먼트로 결승 진출자를 가린다. 대망의 우승자는 결승 3번기(3판2선승제)를 통해 결정된다.

이번 대회 관전포인트는 역시 디펜딩 챔피언인 신 9단의 아성을 얼마나 위협할 수 있느냐로 모아진다. 최근 국제대회에선 다소 주춤한 모양새이지만 세계 랭킹 1위인 신 9단은 여전히 건재한 상황이다. 수읽기와 전투, 형세 판단 능력, 끝내기 측면 등에선 AI와 가장 유사하단 의미로 ‘신공지능’이란 별명까지 붙었다. K바둑 채널에서 이번 명인전 방송 해설자로 나설 안형준(35) 5단은 “올해 명인전 초점도 결국 신진서 9단의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로 좁혀진다”며 “한번 패하더라도 패자조를 통해 부활 기회가 주어지는 명인전 대국 방식에서 신 9단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46기 명인전’ 타이틀 보유자인 신 9단의 의지 또한 확고하다. 신 9단은 “명인전은 반드시 지키고 싶은 타이틀이다”라며 “시간이 충분한 기전인 만큼,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서 우승컵을 꼭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둑계 안팎에선 신 9단을 위협할 선수로 전기 준우승자인 변 9단과 ‘제45기 명인전’ 우승자인 신민준(25) 9단, 후원사 시드인 박 9단을 비롯해 차세대 주자 그룹에 합류된 한우진(19) 9단, 문민종(21) 8단, 박상진(23) 7단 등이 꼽힌다.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회식 이후 대국이 진행되고 있다. 박시몬 기자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회식 이후 대국이 진행되고 있다. 박시몬 기자

그동안 46차례에 걸쳐 이어졌던 ‘명인전’ 우승컵은 불과 10명에게만 돌아갔다. 현재까지 이창호 9단이 13회로 가장 많고 조훈현(71, 12회) 9단과 서봉수(71, 7회) 9단, 이세돌(4회, 은퇴) 9단, 박영훈(39, 3회) 9단, 고 조남철(2회) 9단, 신진서(2회) 9단 등이 타이틀 보유자로 기록됐다. 이어 고 김인 9단과 최철한(39) 9단, 신민준 9단 등도 1차례씩 정상에 등극했다.

한편 지난 1968년 한국일보에서 창설한 명인전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진 하이원리조트와 함께 해온 이후 2021년부턴 SG그룹과 동행하고 있다. 우승상금은 7,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2,500만 원이다. 제한시간은 예선에선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3회가, 본선에선 각자 100분에 1분 초읽기 3회가 각각 주어진다.

허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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