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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 "외압 느꼈지만 '임성근 빼라' 얘기 들은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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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 "외압 느꼈지만 '임성근 빼라' 얘기 들은 적은 없다"

입력
2024.07.19 18:38
수정
2024.07.19 18:45
0 0

'사단장 구명 외압' 시작점에 의문
임성근은 "휴대폰 비번 기억 못 해"

박정훈(왼쪽)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정훈(왼쪽)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초동조사 과정에서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이첩 대상에서) 빼라'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고 국회에서 증언했다. 여당 측에선 "야당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구명로비 의혹까지 제기하며 정쟁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야당은 여전히 임 전 사단장을 타깃으로 삼고 집중 추궁했다. 그런 가운데 임 전 사단장은 자기 휴대폰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박 대령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임 전 사단장을 수사대상 혹은 혐의자에서 빼라는 외압을 받았냐"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사단장이라고 구체적으로 한정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다 빼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답했다. "누구를 통해서든 '임 전 사단장은 빼라'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박 대령은 "'임성근 사단장을 빼라'는 얘기는 들은 적 없다"고 답변했다. "본인이 그런 뉘앙스를 풍긴 건 아니냐"는 추궁에도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박 대령은 또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이첩보류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며 "'이첩보류 지시의 본질은 사건 축소·왜곡이므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보고만 했을 뿐, 명시적 지시는 받은 적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이첩보류한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부당성을 이야기한 것 아니냐"고 묻자, 박 대령은 "김 사령관이 '이첩보류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질문해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설명을 드리고 같이 고민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박 대령의 이런 증언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시작점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결국 의혹의 핵심은 '임성근을 빼라'는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는 것인데, 임 전 사단장의 이름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면 외압으로 특정할 만한 지시가 무엇이었는지를 두고 공방이 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여당은 "근거도 없는 의혹"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박 대령도 들은 적이 없다는데) 왜 임 전 사단장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것이냐"며 "전혀 근거도 없는 것을 가지고 마치 임 전 사단장을 빼기 위한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해를 못 하겠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야당은 "임 전 사단장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통해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자신의 구명을 부탁했다"고 주장하며 임 전 사단장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종호가 김 여사 오라버니라고까지 부르는 통화를 들었다는 제보자가 있다"며 "그가 이종호와 임 전 사단장이 만났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령관과 이 전 대표가 해병대 1사단에서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이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은 "당시에 저는 (쌍용)훈련 때문에 배에 있었다"며 "이 전 대표를 만난 적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임 전 사단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그는 올해 1월 공수처에 자신의 휴대폰을 압수당했지만,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는 "(휴대폰 비밀번호를) 알려 줄 의사는 있는데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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