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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세 번 다녀왔다는 안덕근 장관 "덤핑은 어불성설…체코 정부가 원전 사업 재원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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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세 번 다녀왔다는 안덕근 장관 "덤핑은 어불성설…체코 정부가 원전 사업 재원 조달"

입력
2024.07.19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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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2025년 3월 본 계약"
윤 대통령, 두 차례 안덕근 장관 비밀 특사로 파견
"K원전 유럽 수출 교두보 마련"…추가 수주 기대↑

황주호(왼쪽)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황주호(왼쪽)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한국이 체코에서 24조 원 규모의 원전 건설 사업을 따내면서 향후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한 원전 수출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라며 저가 수익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체코 정부가 추진 중인 새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에 뽑히기 위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지적과 관련 "한수원의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 따낸 쾌거로 덤핑이라는 지적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안 장관은 이날 오전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체코에서 수주한 원전 2기 건설 관련 사업비 24조 원이 '저가 수주라서 수익성이 낮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사업 관리 능력에 기반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는 부분"이라며 "시장 질서를 교란하기 위한 저가 판매를 의미하는 '덤핑'이라는 표현은 전혀 맞지 않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의 금융지원과 관련,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체코 측이 우선 짓기로 한 원전 2기의 재원을 체코 정부가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라며 "한국 측에 별도의 금융 지원 조건을 내건 사실이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정부와 한수원 측은 본 계약 협상 전이라 구체적인 경제적 효과를 추산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체코 측의 총 예상 사업비는 원전 1기당 약 12조 원으로 총 약 24조 원 수준이며 2025년 3월 본 계약 협상에서 최종 사업비가 결정 난다. 한수원을 비롯해 사업에 참여한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등 '팀코리아'는 1,000메가와트(MW)급 대형 원전 설계부터 구매, 건설, 시운전, 핵연료까지 한꺼번에 공급할 예정이다. 황 사장은 "총 사업비 24조 원은 건설비와 관련된 금액"이라며 "운영이나 유지·보수 사업, 핵연료 사업 등 운영 기간이 60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건설비보다 훨씬 더 큰 규모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 정부가 나중에 테믈린 지역에 원전 2기 추가 건설을 결정할 경우 이 역시 우선협상대상자는 한수원이라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1호기 착공 시점쯤이면 추가 원전 2기에 대한 수주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사업 규모는 최대 40조 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 안 장관은 "향후 5년 내에 추가 2기에 대한 협상이 있을 예정"이라며 "원전의 본산지 유럽에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네덜란드, 핀란드 등에서도 도전"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뉴스1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뉴스1


체코 원전 수주 발표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나토 정상회의 기간 동안 안 장관을 비밀 특사로 보내 체코 정부에 친서를 전달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안 장관은 "4월 사실상 체코 원전 4기 입찰이 한국과 프랑스 2파전으로 굳어지면서 제가 체코를 세 번 다녀왔다"며 "막후에서 치열한 협상과 소통이 있었고 이걸 진두지휘한 것은 대통령과 대통령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친서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다"면서도 "체코와 우리나라 산업 전체 차원에서 생태계를 같이 구축하는 안을 갖고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체코에 원전 협력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적인 산업 협력으로 범위를 넓히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 및 업계에서는 대체로 유럽을 중심으로 원전 수출 가능성이 열렸다는 긍정 평가를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발표한 '체코 원전 우협 선정은 해외 진출 본격화'라는 보고서에서 "체코 원전 사업비는 신한울 3·4호기(원전 2기)의 건설비 11조7,000억 원보다 두 배가량 높은 24조 원으로 해외 원전 건설 시엔 비용이 추가적으로 드는 점을 감안해도 충분한 건설비가 확보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저가 수주 우려는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원전은 여전히 (해외 경쟁사 대비) 30~55%의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현재 한국 단독으로 수주를 진행 중인 폴란드 퐁트누프 2기 이외에도 올해 하반기 이후 입찰예정인 아랍에미리트(UAE), 네덜란드, 영국,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원전 프로젝트에서도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수원은 네덜란드 및 핀란드, 스웨덴의 원전 수주에도 나설 계획이다. 황 사장은 "지금 네덜란드로부터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받아서 진행 중"이라며 "핀란드나 스웨덴과도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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