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대표 4차 토론회서 한동훈 - 나경원 공방
한 "나경원, 공소 취소 부탁해 거절… 개입 안 돼"
나 "한, 사퇴 요구 온 천하에 공개… 대통령 협박"
원희룡(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나경원 후보를 향해 "본인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지 않느냐"면서 형사사건 청탁 사실을 공개했다. 나 후보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 등 한 후보의 법무부 장관 시절을 공격하자, 이에 대한 반격 과정에서 한 후보가 언급한 것이다.
이날 CBS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법무부 장관 시절 공세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나 후보는 이 전 대표 영장 기각과 관련해 "법무부 장관으로 국회에 와서 말은 참 잘했는데 '외화내빈'(外華內貧·겉으론 화려하지만 속은 부실한 모습)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전 대표 영장 기각에 책임을 안 느끼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후보는 "법치에 대한 시스템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해서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법무부 장관이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말을 반복하는데, 아무리 정치라 하더라도 좀 몰상식한 얘기 같다"고 반격했다. 이에 나 후보는 "몰상식이요"라며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그 당시 법무부 장관 주요 업무 중에 당연히 영장을 청구했다면, 잘 발부될 수 있도록 챙겨보는 게 법무부 장관 업무 아니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나 후보의 공격에 발언권을 요청한 한 후보는 나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요청 사실을 언급하며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제가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런 식으로 저희가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나 후보는 "그거는 구체적 사건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저의 유무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헌법과 법치를 바로 세우느냐 아니냐의 문제였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지난 2019년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공직선거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처리할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법안 접수 등을 물리적으로 저지해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동훈 특검 '공세'… 김건희 검찰 조사 모두 'O'
당무 개입 논란을 두고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나 후보가 "이관섭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본인의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당무 개입을 했다고 온 천하에 말했다. 이건 탄핵 구실 제공이면서 대통령 협박이라 생각한다"면서 한 후보가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무 개입으로 기소한 사실을 거론했다. 이에 한 후보는 "제가 당무 개입이라 정확히 지적해서 얘기한 적 없다"고 반박하면서 "말장난을 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나 후보는 "이건 토론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여 두 후보 간 고성이 오갔다.
네 후보는 모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조사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한 후보는 "대통령께서 사과까지 한 사안이라 법의 정신에 따라 진실을 규명하고 사안을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원희룡 후보도 "부적절한 처신이란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다'며 "당당히 조사를 받고 심경을 얘기하면 우리 국민들은 자신을 낮추는 사람에게 열려 있다.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나 후보 역시 "원칙대로 하는 게 맞다"고 했고, 윤상현 후보도 "성역 없는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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