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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설 진원지 카톡방서 임성근 언급도 않아"… 당사자 모두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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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로비설 진원지 카톡방서 임성근 언급도 않아"… 당사자 모두 부인

입력
2024.07.15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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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참가자들이 말하는 당시 상황]
한미 연합훈련 참관으로 우연한 만남
"골프 일정 조율 외엔 안부 인사 정도"
로비 실체? 다른 동기? 공수처의 과제

박정훈(왼쪽부터) 대령, 유재은 국방부 법무비서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박정훈(왼쪽부터) 대령, 유재은 국방부 법무비서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진원지였던 메신저 대화방 주요 참여자들이 모두 '임 전 사단장 구명 시도는 없다'고 반박했다. 당시 대화방이 전직 경호처 직원의 지인들로 구성된 '느슨한' 모임이라는 점, 대화방에선 임 전 사단장 이름이 직접 언급된 적 없다는 사실도 파악됐다. 다만 참여자 중 한 사람이 '로비 시도'를 시사하는 녹취를 제공하며 공익신고를 한 상황이라, 진위 여부를 따져보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추가 증거 확보가 필요할 전망이다.

14일 본보는 해병대 출신들이 모인 '멋쟁해병' 대화방 참여자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전 청와대 경호처 직원 B씨, 사업가 C씨 및 그 지인을 접촉해 △대화방이 만들어진 경위 △임 전 사단장 관련 대화 내용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대화방은 지난해 5월 3일 임 전 사단장과 근무연이 있었던 B씨가 '해병대 1사단에서 골프 및 저녁 모임을 갖자'며 해병대 출신 지인인 공익신고자 A씨와 C씨, 경찰관 D씨 등을 초대하면서 만들어졌다.

주요 참여자들이 연을 맺게 된 계기는 지난해 3월 포항에서 실시된 한미 해병대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이었다. 국회 해병대 전우회 소속으로 알던 사이인 A씨(공익신고자)와 B씨, 또 다른 전우회 멤버로부터 초대를 받은 이 전 대표가 함께 훈련을 참관하며 서로 알게 됐다는 것이다. C씨 역시 B씨와 과거 만난 적이 있던 사이였는데, 이 때 명함을 주고받게 됐다. B씨와 C씨 및 이들의 지인은 '이 전 대표를 임 전 사단장에게 소개하는 등의 목적은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A씨 역시 "함께 갔던 분들이 우연히 알게 된 거고, 임 전 사단장 등 소개 목적은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다만 같이 내려가면서 B씨가 임 전 사단장과의 친분, 골프, (해병대) 4성 장군 등 이야기를 했는데, 다들 해병대 출신이라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만들어진 대화방 역시 전 경호처 직원 B씨가 해병대 1사단 방문 일정을 위해 가볍게 개설한 것일 뿐, 끈끈한 모임은 아니라는 게 이들 주장이다. 실제 대화 내용을 보면 지난해 5월 14일 B씨가 방문 일정을 올리고 이 전 대표가 "체크할게. 삼부 내일 체크하고"(이 전 대표는 '삼부'에 대해 '골프장 야간시간'이라는 입장)라고 답하거나 A씨가 "(같은 날 국회 전우회의) 해병대사령부 방문행사도 있던데 취소하겠다" 등 말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달 대화방 보도 후 참석자들이 방을 나가기 전까지 음악 유튜브 링크 등을 올린 것이 전부다. '임성근'이란 이름도 없다.

로비설 진원지인 해병 카톡방 '멋쟁 해병'. 그래픽=김대훈 기자

로비설 진원지인 해병 카톡방 '멋쟁 해병'. 그래픽=김대훈 기자


로비 의심을 받는 건 대화방 외에 이 전 대표가 A씨와의 통화에서 "내가 (임 전 사단장에게) '사표 내지 마라. VIP한테 얘기하겠다'(라고 말했다)"고 말하는 녹취 내용과 평소 영향력을 과시한 이 전 대표 발언들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허풍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잘 아는 한 지인은 "A씨, B씨, 이 전 대표가 지난해 식사했을 때 A씨가 이 전 대표에게 '김건희 여사와 아직도 연락되느냐'는 취지로 띄워줬고, 이후 A씨가 띄워주면 이 전 대표가 '이런 것도 내가 할 수 있다'는 취지로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구도가 굳어진 걸로 들었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임 전 사단장과 직접 연락한 점을 인정하는 B씨 역시 '로비 시도는 전혀 없었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16일부터 8월 30일까지 통신기록을 조회했는데, 확인 결과 8월 2일 임 전 사단장에게 위로차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적만 있고, 답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메시지 내용은 '임 장군!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섣부른 판단 말고 잘 참고 견디시게. 해병대 선후배가 많이 지켜보고 응원합니다'였다고 한다. 올해엔 구명 로비 중심인물이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이라는 취지로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C씨 등은 "B씨가 당시 '김 처장이 해병대 출신을 탄압하기 위해 로비설을 일부러 꾸미고 있다'는 식의 음모론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며 사건 실체와는 관련 없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주요 대화방 참석자들이 모두 로비설에 대해 '곡해'라고 주장하면서, 진실 규명은 공수처 몫으로 남게 됐다. 이 전 대표의 허풍이었는지, 실제 로비를 하고서 한 얘기였는지도 실제 통화내역 등을 확인해 규명해야 할 전망이다. 이들의 로비가 없었다면 다른 누군가의 영향력 행사가 있었는지, '정권에 미칠 파장 최소화'를 비롯해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이 채 상병 조사에 압력을 행사할 만한 다른 동기가 있었는지도 규명할 대상이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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