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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통령으로서 최적임자" 바이든, '사퇴론'에 날 세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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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통령으로서 최적임자" 바이든, '사퇴론'에 날 세웠지만...

입력
2024.07.12 10:28
수정
2024.07.1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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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후 단독 기자회견]
"난 트럼프 이길 최적 후보" 사퇴론 일축
신체·인지검사엔 "의사가 필요하다 하면"
해리스 부통령 "트럼프"라 잘못 부르기도
"트럼프가 조롱해" 외침에 "그의 말 들어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단독 기자회견에서 출마 의지를 강조하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고령 리스크'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자 다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미국 CNN방송은 1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59분간의 기자회견에서 기자 10명의 질문 19개에 답했다"고 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이어 열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은 사퇴 압력을 정면돌파하려는 목적이었다.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쉰 목소리로 말실수를 하고,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보여 '고령 리스크'가 증폭된 후 당 안팎에서는 82세인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대통령으로서 최적임자"라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 이유로는 "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한 번 이겼고, 다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내 유산을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내가 시작한 일을 완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며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완화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성과를 내세우기도 했다. 특히 "한국에 방문해 투자를 얻어냈다"며 반도체 투자 유치 성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도 언급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관해서는 자신이 내놓은 휴전안이 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 요청에 대해선 이미 제한적으로 허용했으며, 모스크바 등 본토 깊숙한 곳을 공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이날 대부분의 질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론'과 '고령 리스크'에 집중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전 저지른 치명적인 말실수도 거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이날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푸틴 대통령"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질문을 받자, 웃으면서 그 발언은 정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이 회의(나토 정상회의)를 주도하면서 우리의 입지에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봤나, 더 성공적인 회의를 봤나"라며 "회의에서 다른 지도자들, 국가 원수들이 내게 고맙다고 말하며 '우리가 함께 있는 이유는 바이든 덕분'이라고 말하는 것을 몇 번이나 들었다"고 정상회의 성과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유세 당시 더 젊은 사람들에게 정권을 이양하겠다며 자신을 '다리(bridge)'라고 지칭했는데, 무엇 때문에 입장을 바꿨냐는 질문도 받았다. 그는 "변화한 것은 경제, 외교 정책, 국내 분열의 측면에서 내가 물려받은 상황의 심각성"이라며 자신은 상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 의회를 상대로 일을 처리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체, 인지 검사를 받을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 의사가 신경학적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하면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자신이 이미 세 차례 검사를 받았고 문제가 없었으며, 의사들은 자신에게 다시 검사를 받으라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그는 "나는 매일 내 신경학적 능력, 내가 매일 내리는 결정에 대해 시험을 받는다"며 나이는 지혜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나이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하든 아무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유세 연설을 한 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롤리=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유세 연설을 한 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롤리=A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그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다. 그래서 그를 선택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이라 부르며 또 아찔한 말실수를 저질렀다.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확률이 더 높다는 데이터를 보여 준다면 물러날 것이냐는 마지막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단호한 표정으로 "아니다"라며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어떤 여론조사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가능성이 더 높았다. ABC 방송과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상 양자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46%)은 트럼프 전 대통령(47%)에게 1%포인트 뒤처졌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49%)은 트럼프 전 대통령(46%)을 3%포인트 앞질렀다.

진행자는 회견을 정리하려 애썼지만, 여러 기자들이 추가 질문을 하기 위해 소리를 질렀다. 결국 한 기자가 마이크 없이 "당신은 아까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이라고 불렀고, 트럼프는 그것을 이용해 당신의 나이와 기억력을 조롱하고 있다"고 외쳤다. 나가려던 바이든 대통령은 "그럼 그의 말을 들어라(Listen to him)"라고 감정적으로 받아치고 퇴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걸어 나가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걸어 나가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이 오늘 밤 기자회견에서 한 마지막 말은 '그의 말을 들어라'였다"며 "이는 언론에 대한 세 단어로 된 경고로, 언론이 바이든의 모든 실수보다 트럼프의 (위험한) 선언과 정책에 관심을 덜 가졌다는 그의 캠페인의 믿음을 요약한 것"이라고 짚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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