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검찰 애완견' 발언 나흘 만에 유감
당 내부서는 너도나도 이 대표 감싸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비판한 지 나흘 만인 18일 "언론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오해하게 했다면 저의 부족한 탓이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완견이라고 언급한 배경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언론단체들의 압박에 한발 물러서면서도 언론관 자체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실제 강성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은 이날도 이 대표 '애완견' 발언을 적극 엄호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애완견' 발언과 관련, "시간 제약 등으로 일부 언론의 문제임을 좀 더 선명하게 표현하지 못해 언론 전체의 비판으로 오해하게 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검찰이 이 대표를 추가 기소한 직후인 14일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의 유감 표명은 사과보다 언론에 대한 비판에 방점이 더 찍혔다. 그는 "일부 언론의 명백하고 심각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애완견 행태 비판을 전체 언론에 대한 근거 없고 부당한 비판인 양 변질시키는 것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런 식이면 어떤 성찰도 자정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북용 송금이라는 검찰 주장을 베껴 쓰면서 그에 반해 주가조작용 송금이라는 국가 최고정보기관인 국가정보권 비밀보고서는 외면하는 것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일 수 없다"면서 "언론에 대한 국민 신뢰가 낮아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함께 성찰하고 돌아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훈수까지 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 대표를 감싸는 데 급급했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대표의 애완견 발언 비판에 대해 "언론들이 여기에 대해 상당히 발작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YTN 기자 출신인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이 애완견이냐 감시견이냐는 보도로 평가받는 것이고 이 대표는 나름의 근거를 제시했다"며 "이 대표가 애완견을 언급하며 제시한 근거 사례들을 차분히 따져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추미애 의원도 "제 역할을 다하는 워치독(Watch Dog)인지, 아니면 언론의 기능을 안 하는 애완견(Lap Dog)인지 공적 영역에서 얼마든지 지적당하고 비판받을 수 있다"면서 "언론이라고 감시와 비판을 거부하는 성역을 누릴 수는 없다"고 가세했다.
개혁신당은 이날 국회 윤리위원회에 애완견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 대표와 양 의원의 징계를 요청하기로 했다. 윤리위 제소를 위해선 최소 20명 이상 국회의원이 동의해야 한다. 개혁신당 소속 의원은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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