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만에 또 '작업 중 MDL 침범'
남북 단절과 귀순 차단 목적 작업인 듯
군 "단순침범" 판단에도 우발 상황 대비
북한군 수십 명이 열흘이 안 돼 다시 한번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이들은 우리 군의 경고 방송과 사격에 곧장 북으로 되돌아갔다. 작업 중인 군인들의 단순 침범으로 보이나, 군은 북한이 최근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무리한 작업'을 하는 정황을 다수 파악하고 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작업 중 매설 지뢰가 터져 다치거나 사망하는 모습도 일부 포착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8일 "오전 8시 30분쯤 북한군 20∼30명이 중부전선에서 MDL을 침범, 우리 군 경고사격에 바로 북상했다"고 밝혔다. 앞선 9일에도 낮 12시 30분쯤 수십 명의 병사들이 또 다른 지역의 MDL을 넘었다가 우리 군 대응에 퇴각한 적이 있었다. 합참 관계자는 "두 상황 모두 '작업 중 단순 침범'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무장 상태인) 경계 병력도 있었으나 우리 쪽을 경계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작업) 병력을 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 DMZ 내 하루 최대 1,000명 작업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은 최근 DMZ 주변 지역 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작업 활동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쯤부터 북방한계선(DMZ 북쪽 2㎞) 등 전선지역 여러 곳에서 경계능력 보강을 위한 불모지 조성, 지뢰매설 등을 하는 병력들이 다수 포착된 것이다. 전술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미상 구조물 설치 등 작업 형태도 다양하다. 합참 관계자는 "DMZ 내 10여 곳에서 한 곳당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하루 최대 1,000명에 달하는 병력을 작업에 동원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합참은 이 과정에서 지뢰가 터지는 등의 이유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작업을 계속 이어가는 건 '남북 단절'과 ‘월남과 귀순 차단’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합참 관계자는 "(주로) 귀순자가 과거에 발생했던 지역에 지뢰를 묻고, 관측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 불모지 조성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며 "내부 통제력 강화를 위한 조치로도 보인다"고 했다. 다만 "MDL을 국경선으로 만들려는 활동과의 연계성은 지속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MDL의 국경선화(化) 가능성은 있으나,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합참은 또한 그간 확보한 북한군의 작업 사진을 공개하고, 최소한의 중장비만 도입한 채 대부분의 작업을 병사들이 직접 하고 있어 혹서기 폭염 등에 따른 추가 사상자 발생 가능성도 점쳤다.
軍 "북한군 전선지역 활동 면밀히 추적"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남북군사합의 일방적 파기 선언 뒤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 작업에 들어가 지난 1월 완료했다. 이후 경의선과 동해선, 화살머리고지 등 남북 연결도로 일대에 지뢰를 심거나 가로등 및 철도 레일 제거 작업에 속도를 내며 MDL 인근 긴장감을 높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교전국' 선언 이후 지상 국경선 개념을 뚜렷이 드러내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왔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전선지역 일대 우발 상황 발생에 대비해 북한군의 전선지역 활동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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