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요동치자 무성했던 '시장 개입 의혹'
재무성 공식 발표… "지난달 말부터 엔화 매수"
일본 외환 당국이 엔저(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사실을 인정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최근 한 달간 엔화 매수에 약 86조 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재무성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약 한 달간 9조7,995억 엔(약 86조 원) 규모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26일 "현재는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는데, 시장에서는 이 발언이 엔화 약세에도 정책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엔화 매도 흐름이 거세졌다. 이에 지난달 29일에는 엔화가 달러당 160엔을 넘기며 폭락했다. 그런데 엔화는 같은 날 달러당 154엔까지 돌연 급등했다. 이달 2일에도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7엔까지 떨어졌다가 갑자기 153엔대로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하루 사이에도 엔화 가치가 급격히 요동치자 일본 외환당국이 엔화를 매수해 시세를 밀어 올렸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5~151엔대였던 2022년 9~10월에도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난 한 달여간 개입 여부에 "노코멘트"라며 답을 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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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엔저 현상의 근본 원인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인 만큼, 시장 개입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NHK는 "엔화 시세는 5월 초 한때 달러당 151엔대까지 올랐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관측이 후퇴하면서 일본과 미국 간 금리 차이가 부각돼 다시 엔저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엔화 가치는 개입 이후 다시 하락해 이날 달러당 157엔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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