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과 맞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
29일 팀에 바로 합류, 선발 출전
"팀 옮겨 걱정되지만 적응이 중요"
KT에 방출을 요청한 홈런왕 출신 거포 박병호(38)가 '사자 군단'에 합류해 등 번호 59번을 달았다.
오재일과 1대 1 트레이드로 KT를 떠나 삼성에 새 둥지를 튼 박병호는 29일 새 안방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밟았다.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팀 훈련을 소화한 그는 이날 키움전 선발 라인업에 바로 이름을 올렸다. 등 번호는 기존에 사용하던 52번이 아닌 59번이다.
박병호는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전날 밤 트레이드가 결정된 직후 직접 운전해 대구로 향한 것. 그는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하루 내내 붕 떠 있는 기분"이라며 "이제 어느 정도 나이가 있다 보니 팀을 옮긴 게 걱정도 되지만 야구 인생의 마지막이니까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홈런왕을 6차례나 차지한 한국 프로야구의 간판 거포 박병호는 올해 성적 부진에 출전 기회까지 줄어들면서 KT에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KT는 박병호의 마음을 돌리려고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삼성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삼성은 우타 거포 박병호를, KT는 왼손 장타자 오재일을 영입해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박병호는 "4월부터 KT 구단과 트레이드 얘기가 오갔지만 카드가 잘 맞춰지지 않았다"며 "계속 이렇게 KT에 있다가는 깔끔하게 마무리 될 것 같지 않아 은퇴 의사를 밝혔었다. 그러나 이강철 KT 감독님이 만류했고, 구단에서 다시 트레이드를 추진해 삼성으로 오게 됐다"고 이적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KT와 싸우고 헤어지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에 대한 오해도 있었다"며 "은퇴를 앞둔 마당이다 보니 아무래도 구단과 대화할 때 울컥했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오른손 거포 갈증이 컸던 삼성은 박병호의 월등한 장타 생산 능력이 펜스 거리가 짧은 라이온즈파크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병호 역시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 재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근 젊은 선수들이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삼성에서의 생활이 기대된다"며 "오재일과 연락해 '새 팀에서 좋은 모습으로 잘 마무리하자'고 서로 격려했다. 새로운 지역과 팀에서 뛰게 됐는데, 이 모든 게 프로 선수의 숙명이다. 내가 잘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병호는 "KT에서 홈런왕도 하고 2년 연속 가을 야구도 즐겼다. KT 팬들의 열렬한 응원은 팀 적응에 크게 도움을 줬다"고 돌아봤다. 이어 "KT 구단은 마지막까지 제 앞날을 생각해 줬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KT에서 끝내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KT 팬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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