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퇴임 후 첫 보수정당 대표 예방
이재명과도 화기애애... 협치 행보
'전당대회 8월 개최설' 등 우려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데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예방했다. 여야가 '채상병 특검법'과 '김정숙 여사 타지마할 논란' 등으로 극한 대립을 이어가는 와중에 여당 대표로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 폭을 한층 넓히고 있다.
황 위원장은 이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과 함께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약 20분간 만났다. 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보수정당 대표가 예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황 위원장은 예방 이후 취재진과 만나 "문 전 대통령께서 정치 언어랄까, 험한 말과 극단적인 표현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황 위원장은 이에 "서로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대화를 해야 하는데 (발언이) 격화되는 것 같다"고 공감을 표하고 "그런 점에서 문 전 대통령께서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여야가 저녁에는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것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대화도 나눴다고 한다.
황 위원장은 예방에 앞서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도 참석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께서는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강조하셨고, 타협의 정치를 늘 강하게 주장하셨다"며 "우리에게 남기신 이러한 뜻은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지금의 정치를 이끌어 가는 하나의 좋은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지도부가 저희와 함께 노 전 대통령께서 꿈꾸셨던 정치를 함께 실행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뉴스1
황 위원장은 취임 이후 야권 인사와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협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같은 인천 분"이라며 "서로 하나가 되어 국사를 해결하자"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 대표도 "사실은 행사장에 앉아서 여당 대표들하고 거의 얘기를 안 하는데, 황 위원장님하고는 얘기를 하고 싶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협치하느라?... 정작 전당대회 준비는 뒷전
다만 '관리형 비대위' 핵심 과제인 전당대회 준비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도 "이제 전당대회 일정을 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참석자 의견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황 위원장이 "원내 상황과 민주당 전당대회 일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전당대회가 8월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황 위원장은 "별로 지체되지 않고 잘 할 것"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가 곧 발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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