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노동연구원장 이인재 교수 최임위원장 선출
노동계 "최저임금제 차별 수단으로 악용 안 돼"
경영계 "2018년 이후 누적 인상률, G7의 2배"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첫 회의에서 핵심 쟁점 의제로 꼽히는 '업종별 차등 적용'을 두고 초장부터 노사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제도를 차별 수단으로 악용하지 말라'며 반발했고, 경영계는 '영세 사업주들의 지불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최저임금위는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1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달 중순에 13대 최저임금위 위원으로 선임된 공익위원,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2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지낸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운영위원으로는 권순원·하헌제 공익위원, 류기섭·이미선 근로자위원, 류기정·이명로 사용자위원이 뽑혔다.
노사 위원이 이날 주로 거론한 주제는 '업종별 차등 적용' 문제였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올해 초부터 업종별 차별 적용 주장을 비롯해 마치 최저임금이 사회악인 양 비상식적인 주장이 도를 넘어섰다"면서 "오히려 시대와 맞지 않는 업종별 차별 적용, 수습 노동자 감액 적용, 장애인 노동자 적용 제외 등 차별 조항에 대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프리랜서·특고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 제도가 적정 임금 보장을 위한 안전장치로 기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이 급등한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비교하면 한국 물가상승률은 14.3%으로 G7 국가 평균(18.8%)보다 낮은 반면, 최저임금 누적 인상률은 48.7%으로 G7 평균(24.8%)보다 2배 높다"고 강조했다. 류 전무는 "최저임금 수용성(임금 지급 여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업종·지역 등 다양한 기준을 활용해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야 한다는 게 시대적·사회적 요구"라고 주장했다.
앞서 노동계에서 일부 공익위원 선임을 두고 '정부·보수 편향 인사'라며 반발한 것을 염두에 둔 듯, 이 위원장은 "최저임금위는 노사공으로 구성된 위원회로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운영하겠고, 배려와 타협 정신으로 최대한 이견을 좁히고 합의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심의가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노동계의 사퇴 요구를 받았지만 이번에 연임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에 대해,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 심의 과정에서 노동자 삶을 외면했던 권 교수 위촉에 반대하고 사퇴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며 항의했다.
2차 전원회의는 다음 달 4일 열린다. 올해는 신규 위원 선임 절차로 심의 일정이 예년보다 늦어져 논의 일정이 촉박한 만큼, 법정 심의 기한(6월 27일)을 넘길 가능성이 다분하다. 올해 최저임금은 9,860원으로 140원(1.4%)만 올라도 '최저임금 1만 원' 고지를 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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