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한국 기업 대미 투자 현황과 경제적 창출 효과'
이차전지·반도체 등 핵심산업 투자 확대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ODI)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4%로 한국의 대미 투자가 확대되면서 양국 경제 모두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현황과 경제적 창출 효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ODI(634억 달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3.7%(277억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케이만군도 9.7%(62억 달러), 3위 룩셈부르크 7.8%(50억 달러), 4위 캐나다 5.7%(36억 달러), 5위 베트남 4.2%(26억 달러), 6위 인도네시아 3.3%(21억 달러)등 순이었다. 7위인 중국 ODI 비중은 2.9%(19억 달러)로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ODI의 약 40%를 차지해왔으나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미 투자는 특히 이차전지, 반도체 등 우리나라의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ODI 중 메모리 반도체와 축전지의 대미 비중은 각각 99.2%, 70.1%로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지난해 미국이 반도체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보조금과 세액공제 등으로 첨단 제조시설을 적극 유치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라는 해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및 투자가 국내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대미 ODI가 10% 늘어나면 대미 수출이 0.202% 증가했다. 보고서는 "미국 내 우리나라 기업이 원부자재 및 공장 신축을 위한 자재 및 기계‧장비,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를 한국에서 많이 조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2년 기준 미국 내 한국 현지법인의 한국 조달 비중은 61.4%로, 해외 진출 기업의 한국 조달 비중 평균(43.4%)을 크게 웃돌았다.
도원빈 무협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대미 투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첨단 산업 육성과 기후 변화 대응, 트럼프가 강조하는 제조업 강화와 무역 불균형 해소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며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를 미국의 통상 압력 완화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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