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예술인기회소득, 창작·자기개발·행복도 다 늘렸다

연 150만원 지급...경기예술인 절반이 부업 내몰리는 상황 개선

김동연 지사가 지난 3월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예술인 50여 명을 초청해 ‘경기 예술인 소통 토론회’를 열고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을 밝히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 예술인들이 기회소득을 받은 뒤 예술 활동 시간 및 자기 계발·학습 시간, 행복감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3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시범사업 정책효과 분석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경기도 예술인 실태조사는 2023년 9월부터 11월까지 경기예술인지원센터 예술인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경기도 예술인 가운데 2,4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지난해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수혜자는 618명, 비대상자는 1,785명이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도에 거주하는 예술활동증명유효자 중 개인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 120% 수준 이하인 예술인에게 연 150만 원을 2회에 걸쳐 지급하는 내용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만,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대상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하는 민선 8기 경기도의 대표 정책 중 하나다.

통계분석 결과에 따르면 예술인 기회소득을 받은 경기도 예술인의 1주 평균 예술 활동 시간과 1일 평균 자기 계발·학습 시간이 각각 약 1시간 26분과 11분 증가했으며, 행복감도 약 0.117 단위(5점 척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주 평균 예술 창작활동 시간, 일 평균 자기 계발·학습 시간, 행복감 평균이 각각 19시간 21분, 1시간 57분, 3.150 단위(5점 척도)인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예술인 기회소득이 수혜 예술인의 주 평균 예술 창작활동 시간, 일 평균 자기 계발·학습 시간, 행복감을 평균적으로 각각 7.4%, 9.7%, 3.7% 증가 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김포시에서 시각미술 작품활동을 하는 A(55)씨는 "기회소득으로 그 동안의 예술활동을 보상받은 것 같아 대한민국 예술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면서 "그 동안 구상만 했던 노인들을 위한 복지관 전시회 개최 과정에서 기회소득으로 기획비, 교통비를 일부 충당해 무료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예술인은 약 51.6%가 예술 활동 이외의 부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주 평균 부업 시간은 평균적으로 약 12.6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도 예술인의 월 소득은 평균 220만 원 정도이고, 2022년에 비해 2023년에 더 행복해졌지만 건강 상태와 식생활은 더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최훈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회소득이 경기도 예술인의 예술 활동 투자 시간을 증가시켰고, 자기 계발·학습과 같은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예술인 기회소득 사업이 경기도 예술인에게 예술 창작활동에 전념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