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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앉은 한중 외교... 한국 "북러 군사협력 우려" 중국 "외부 간섭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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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앉은 한중 외교... 한국 "북러 군사협력 우려" 중국 "외부 간섭 배제"

입력
2024.05.14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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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민주주의 국가 원칙 바탕으로 협력"
중국 "윤석열 정부 외교 노선 재평가 필요"
"안정적 공급망 관리 위한 소통 노력하자"


조태열(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 특파원 공동취재단

조태열(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 특파원 공동취재단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갈등을 거듭해 온 한국과 중국이 13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은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과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에 관한 중국 측 협조를 요구했다. 반면 중국은 한미동맹 중심 윤 정부 외교 노선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1박 2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외교부 장관의 중국 방문은 2022년 8월 박진 전 장관 방중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조태열 "탈북민 원하는 곳으로 가야"..중국 협조 당부

조태열(맨 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맨 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이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단

조태열(맨 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맨 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이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단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최근 북한이 각종 도발로 한반도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러시아와 불법적인 군사 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한반도 안정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조 장관은 또한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들이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의 협조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왕 부장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변함이 없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냈다.

조 장관은 앞서 회담 모두발언에선 "(한국은) 대외관계를 제로섬 관계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민주주의 국가로서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바탕으로 사안별로 균형감을 갖고 타국과 협력해 오고 있다"고도 밝혔다. 한중관계 개선 의지, 민주주의 체제 공유 국가와의 연대를 중시하는 '가치 외교' 원칙을 동시에 강조한 것이다.

중국, 동맹 중심 윤석열 외교 노선 견제·압박

조태열(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13일 중국 베이징시 차오양구의 한식당에서 열린 중국 진출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단

조태열(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13일 중국 베이징시 차오양구의 한식당에서 열린 중국 진출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단

반면 중국 측은 한국이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 노선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왕 부장은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한중관계가 직면한 어려움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는 쌍방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중국도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이라며 갈등 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만 "선린우호를 견지하고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면서 힘을 합쳐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한관계를 추진하자"고도 강조했다. '외부 간섭'은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을 꼬집은 것으로, 윤석열 정부의 '동맹 중심' 외교 노선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셈이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해 온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조 장관 방중일에 맞춰 낸 보도에서 "(윤석열 정부가) 지난 2년간의 일방적이고 잘못된 외교·경제 정책을 재평가할지 주목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기울어진 한국 외교 노선을 수정하라고 압박한 셈이다.

"한중일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 노력" 공감대

한중 양측은 또 갈등이 누적된 한중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고위급 소통을 지속해 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조 장관은 "다양한 수준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왕 부장의 방한을 초청했다. 왕 부장은 편리한 시기 방한하겠다고 답했다. 두 장관은 이달 말 서울에서 개최될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과 안정적 공급망 관리를 위한 소통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 장관은 이날 회담에 앞서 중국 내 한국 기업인들과의 대화에도 나섰다. 이날 오전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삼성, 현대차, SK, CJ 등 재중 한국 기업 대표 10명과 간담회를 가진 조 장관은 한중 경제 협력과 관련, "양국 간 높은 상호의존성은 동반 성장의 원동력이었지만 그만큼 위험을 안고 있는 양면성을 지녔다"고 짚었다. 또한 "양국 경제 관계는 과거의 상호보완적인 파트너 관계에서 지금은 경쟁하는 관계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은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조 장관은 평가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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