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복리후생비·법인카드 한도 줄여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비상 경영 체제를 시작한다. 실적 부진과 업황 장기 불황에 대비해 각종 비용 절감 대책을 내놨는데 포스코, SK 등 다른 기업들도 긴축 경영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이날 오후 임직원 설명회를 열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경비를 줄이기 위해 ①임원 출장 시 비즈니스석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②숙소도 평사원과 같은 등급을 이용한다. ③사업 구조도 기존 성장 중심에서 수익성 위주로 재편해 다른 부서에서 파견 받은 직원들은 원래 부서로 복귀시키기로 했다.
이런 결정은 글로벌 통신 시장 침체가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며 비용 절감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적으로 5세대 통신(5G) 인프라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추가 수요가 줄고 있는데 6G 상용화가 될 때까지 투자 비용은 계속 드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해 3조7,800억 원 매출을 올려 2022년 5조3,800억 원보다 30%가량 줄었다. 올해 1분기(1~3월) 매출도 국내와 북미 등 주요 해외 시장 매출이 이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이차전지, 철강 등 업황 불황을 겪고 있는 다른 기업들도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임원과 팀장의 복리후생비와 활동비를 각각 50%, 30% 줄인 SK하이닉스는 실적 반등을 이룬 올해에도 복리후생비, 활동비 규모를 예년보다 줄였다. SK온은 올해 초부터 임원도 출장 시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하고 임원과 팀장들의 업무 추진비를 부서별로 최대 50% 이상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포스코도 지난달 '7대 미래혁신 과제'에서 임원 급여를 최대 20% 반납하고 주식보상 제도 폐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임원 급여 반납은 지난달부터 적용됐다.
주요 기업 이사들의 보수 한도도 줄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80억 원이던 이사 보수 한도를 올해 430억 원으로 줄였다. LG그룹도 지난해 180억 원에서 올해 170억 원으로 보수 한도를 낮췄다. LG전자와 LG화학은 90억 원, 80억 원에서 각각 10억 원씩 낮췄고 LG생활건강은 법인 분할 후 처음으로 한도를 20억 원 줄였다.
재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불황이 이어지면서 1, 2년 사이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며 "임원 활동에 드는 각종 예산 삭감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도 골프나 해외 출장, 법인카드 사용을 자제하라는 구두 경고를 수시로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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