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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금투세 폐지 안 하면 1400만 투자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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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금투세 폐지 안 하면 1400만 투자자 타격"

입력
2024.05.09 17: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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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폐지 위해 야당 협조 구하겠다"
개미투자자들 반발에 민주당도 고심
"정부 역량 총동원해 물가 잡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추진과 관련해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며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1,400만 개인투자자의 이해가 걸려있을 뿐 아니라 (시행된다면) 자본시장이 무너지게 되고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실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투세는 개인투자자가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로 연간 일정 금액(주식 5,000만 원‧기타 금융상품 250만 원) 이상 소득을 거둘 경우 초과분의 22%(3억 원 초과분은 27.5%)에 대해 걷는 세금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부과 원칙에 따라 금융투자로 얻은 양도 차익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으로, 여야 합의를 거쳐 도입이 결정됐으나 지난해 실행을 2년 유예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금융·주식 투자와 관련해 배당소득세나 상속·증여세 등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데 거기에 금투세가 얹히게 되면 별로 남는 게 없다"며 "대만 같은 경우 금투세를 시행하겠다고 발표만 했다가 증시가 난리가 나고, 막대한 자금이 이탈돼 결국 추진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이 문제는 국회에 강력히 협력을 요청하고, 특히 야당의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개미투자자들은 금투세 도입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도 심한데 금투세까지 도입되면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참사를 맞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간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과세 대상이 전체 투자자의 1%에 불과한 만큼 폐지는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 왔지만, 폐지 요구가 거세지면서 고심하는 모양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금투세 폐지를 요구하는 시민들도 많은 건 사실"이라며 "신중하게 검토해서 조세의 정의와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해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민생 경제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 관리로 꼽았다. 윤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를 잡는 데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저성장의 늪에 빠진 상태에서 물가 관리를 못하면 민생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물가를 가장 중요한 지표로 관리해 왔다"며 "농수산식품에 관한 장바구니 물가는 저희들이 사실 큰돈을 안 써도 몇백억 원 정도만 투입해서 할인을 지원하고, 수입품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잘 운영하면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세제 정책이 '부자 감세'라는 지적에는 적극 항변했다. 윤 대통령은 "세금은 시장 질서를 왜곡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과돼야 한다"며 "과도한 세금은 임차인에 조세 전가가 이뤄져 가진 사람에게 더 걷겠다는 당초 의도가 어려운 사람에게 더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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